“만약 애플의 제품 다양화 전략이 실패하면,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 선도자 이미지와 고가 시장에서 입지를 잃을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애플 신제품은 시장 선도자에서 모방자로 변신했다.” (블룸버그)
“한 개 아이폰 의존도가 너무 높아 제품을 다양화했다.” (뉴욕타임즈)
미국 외신은 2개 신제품을 내놓은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 선도자 지위를 버리고 빠른 추격자가 됐다고 평했다. 한 개 신제품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는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이 애플 전략의 변화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 애플의 두 트랙 전략이 실패할 경우 스마트폰 시장 개척자 지위를 잃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아이폰5C 가격이 애매하다고 지적했다. 경쟁자인 삼성전자가 중국과 인도 등 시장에서 100달러 이하 안드로이드폰을 파는데 아이폰5C는 너무 비싸다는 평가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경쟁이 심화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모방자로 변신했다고 혹평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지난해 내놓은 아이폰5를 다양한 색깔의 플라스틱케이스로 재포장했다고 표현했다. 시장 점유율과 이익을 늘리기 위한 자구책이다. 블룸버그 역시 아이폰5C 가격이 예상보다 높아 애플이 저가 시장으로 진입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즈는 애플이 한 개 아이폰 의존도가 너무 높아 제품을 다양화했다고 보도했다. 높은 가격 때문에 아이폰 구입을 주저했던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아이폰5C가 중국과 인도 등에서 가격 때문에 구입을 망설였던 10~20% 고객에게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새 아이폰에 대한 주식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애플 주가는 이날 2.3% 하락했다. 새 아이폰은 애플 전략의 변화를 반영한다.
국내 역시 아이폰5C 성과에 의문을 표시했다.
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은 “아이폰 5S가 내실이 있어 보이고, 5C는 생각보다 덜 싸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이폰 5C가 발표보다 100달러 정도 더 싸게 나온다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봤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신에 “아이폰5S는 A7 칩이 꽤 인상적이며 지문인식도 나름 긍정적”이라며 아이폰5S에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삼성증권은 아이폰5S와 아이폰5C의 가격이 잘못됐다며 신모델 혁신 효과를 기대하기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조성은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신모델이 사양과 디자인, 출시 시점 등이 시장의 예상과 일치했으나 아이폰5C의 가격(16GB 549달러/32GB 649달러)은 가격 혁신을 기대했던 시장의 예상치(399∼449달러)보다 높았다”고 지적했다.
HI투자증권은 애플이 흔들였던 시장 지배력 회복을 모색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송은정 연구원은 “올해 아이폰5C 출하량은 전체 13%, 내년에는 26%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애플 점유율도 지난 2분기 12%에서 4분기 17%까지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