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인텔은 모바일 시장에서는 약자다. 스마트폰 시장 중하위권 업체 일부 모델에 한해 인텔 제품이 쓰이는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초기 시장 경쟁에서 밀린 셈이다.
하지만 인텔은 패배를 인정할 생각이 없다. 모바일 컴퓨팅에 대응할 제조 역량과 기술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크라자니치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인텔개발자포럼(IDF) 2013`에서 “(모바일을 포함한) 모든 컴퓨팅 분야를 이끌어나가겠다”고 대반격을 예고했다.
시작은 22㎚ 공정 아키텍처 `실버몬트`다. 인텔은 IDF 2013 둘째 날인 11일 실버몬트 아키텍처로 개발한 저전력·고성능 프로세서 `인텔 아톰 Z3000(코드명 베이트레일-T)`을 공식 출시했다.
Z3000은 스마트패드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인텔의 첫 쿼드코어 모바일 시스템온칩(SoC)이다. 전작 `Z2760(코드명 클로버트레일)`에 비해 3D 게임 성능이 6.4배에 달한다. 윈도8,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함께 지원한다.
인텔은 Z3000 시리즈로 나날이 확장하고 있는 스마트패드 시장을 공략, 모바일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Z3000을 장착한 스마트패드가 4분기 중 다양한 제조사를 통해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인텔은 스마트폰 시장 대응도 서두른다. 실버몬트 아키텍처 기반 스마트폰용 칩 `메리필드(코드명)`가 선두에 선다.
인텔은 IDF 2013에서 메리필드를 시연했다. 메리필드는 내년 출시될 스마트폰 디자인에 최적화됐다. 모바일 시장에서 인텔의 가능성을 보여준 `클로버트레일 플러스(코드명)` 대비 50%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 클로버트레일 플러스를 장착한 레노버 스마트폰 `K900`이 앞서 중국에서 인기를 얻은 만큼 후속작 메리필드에 거는 기대가 더욱 크다.
허먼 율 인텔 모바일·커뮤니케이션그룹 부사장은 “실버몬트 아키텍처는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며 “뛰어난 성능, 길어진 배터리 수명, 훌륭한 사용자 경험 등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인텔은 14nm 공정 기술 기반 차세대 아키텍처 `에어몬트` 생산도 내년 시작한다. 에어몬트를 탑재한 차세대 아톰 시리즈를 내년 중 제품별로 나눠 출시할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미국)=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