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이슈]꿈의 차세대 통신 `5G`

5G 상용화 시기 2020년 정도로 예상

[이머징이슈]꿈의 차세대 통신 `5G`

초고화질 영화 1편을 다운로드 받는데 단 1초. 꿈같은 얘기로 들리지만 2020년 안에 상용화될 5세대(G) 이동통신이라면 가능하다. 5G는 최고 전송속도가 수십 Gbps에 달해 현재 롱텀에벌루션(LTE)보다 수백 배나 빠르다. 5G가 상용화되면 초고화질(UHD) 콘텐츠, 3D 게임 등 네트워크 문제로 사용하지 못하던 대용량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 단 5G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기술 개발은 기본이고 국제 표준화도 거쳐야 한다. 표준화 과정에서 각 국가와 기술별로 주도권 경쟁도 중요하다.

◇이동통신 기술의 `퀀텀점프`

1세대 아날로그로 시작한 이동통신 기술은 2세대에서 디지털로 전환했다. 이후 디지털에 데이터 통신을 본격화한 3G가 등장했고, 데이터 서비스 속도를 높인 4G LTE가 상용화됐다. 최근엔 2개 LTE 주파수 대역을 묶어 속도를 더욱 높인 LTE어드밴스트(LTE-A)까지 상용화했다.

LTE 서비스 최고 속도는 75Mbps다. 주파수 대역을 넓힌 광대역 LTE나 LTE-A는 속도가 더 빠르다. 현재 LTE-A는 150Mbps가 최대 속도지만 앞으로 묶어 쓰는 주파수 대역을 늘리면 더욱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네트워크가 진화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발전하면서 음성뿐만 아니라 데이터 기반의 문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 통신도 초기에는 텍스트 기반 서비스만 제공했다면 이제는 HD 동영상까지 볼 수 있게 됐다. 이동통신을 통한 네트워크 게임도 즐길 수 있다.

5G는 지금까지 변화를 뛰어넘는 획기적인 진화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수백 배나 빨라져 서비스 제공을 위한 네트워크상의 제한이 사실상 사라지기 때문이다. 영상 서비스는 풀HD보다 4배 이상 화질이 뛰어난 UHD나 3D까지 제공할 수 있다. 홀로그램 등 엄청난 데이터가 필요한 서비스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초연결사회`를 구현할 사물지능통신(M2M)도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5G를 이용할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의 기기 성능도 진화한 콘텐츠 서비스에 어울리는 수준으로 발전이 예상된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통한 대화면 구현이나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위한 칩 성능 개선은 물론이고 웨어러블 컴퓨터 등 새로운 기기가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5G 기술 선점 경쟁 가속

5G 기술이 이동통신 분야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글로벌 경쟁도 치열하다. 세계 각국은 표준화 논의를 앞두고 경쟁우위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유럽, 일본, 중국 등 많은 나라가 올해부터 5G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정부와 민간 공동의 포럼을 만들고 기술 선점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국제 표준화 논의는 이제 막 시작했다. 지난 1월 국제연합(UN)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각국 대표단과 함께 5G 비전과 전용 주파수 논의에 들어갔다. 기술규격은 오는 2016년경 제안을 접수하고, 2018년경 표준화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 나라는 막대한 로열티와 산업적 부가가치를 위해 표준화 이전부터 발 빠르게 움직인다. 과거 우리나라도 2세대 이동통신인 CDMA에서 기술 주도권을 가져가면서 표준 선점 효과를 경험했기 때문에 표준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다시 한 번 과거 영광을 재현하려면 5G 기술 표준 선점은 필수다.

지난 5월 미래창조과학부 주도로 민관 공동 `5G 포럼`이 발족했다. 포럼은 5G 기술개발과 표준을 도출하고, 글로벌 표준으로 채택되도록 지원하는 것이 임무다. 포럼에는 민간에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산업계가 참여하고 정부 출연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도 가세했다. 미래부는 포럼을 중심으로 5G 연구개발(R&D), 표준화, 사업화, 생태계 조성 작업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표준화 일정 등을 감안하면 5G 상용화 시기는 2020년 정도로 예상된다. 그러나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상용화 시기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 기업도 행보가 빨라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28㎓ 초고주파 대역에서 1Gbps 이상 전송속도와 최대 2㎞에 이르는 전송 거리를 달성한 기술을 세계 최초로 시연했다. 초고주파 대역을 이용한 대용량 데이터 전송기술은 5G의 핵심기술로 꼽힌다. 5G의 빠른 속도를 구현하려면 광대역과 함께 현재 이동통신용과 다른 초고주파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초고주파는 파장과 도달거리가 짧은 것이 한계인데, 삼성전자는 이를 극복한 기술을 보여줬다.

LG전자도 초고주파 대역 전송기술과 차세대 안테나 솔루션 관련 원천기술 등을 확보하기 위한 선행 연구를 2년 이상 진행 중이다. 해외에서는 유럽연합(EU)이 2020년 5G 모바일 기술 개발 완료를 목표로 올해 5000만유로(한화 약 717억원)를 R&D에 투자한다. 영국은 저전력 5G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5G 혁신센터`를 만든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IMT-2020(5G) 프로모션그룹`을 결성했다. 일본 NTT도코모, 스웨덴 에릭슨, 중국 화웨이 등의 기업도 5G 연구성과를 발표하며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