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톱뷰]이문형 보메트릭 지사장

지난해 10월 지사를 설립하며 한국시장 문을 두드린 미국 보안 회사 `보메트릭`. 데이터 암호화 전문 업체인 이 회사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문형 보메트릭코리아 대표는 “본사를 설득해 KCMVP 검증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안 접수에 들어가면 내년 초엔 인증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시큐리티톱뷰]이문형 보메트릭 지사장

KCMVP는 암호화 제품에 대한 인증 제도다. 국가정보원이 주관하며 공공기관들은 암호화 제품을 구입할 때 KCMVP 인증을 받은 제품만 써야 한다. 공공기관과 계약을 희망하는 제조사 입장에선 필수 자격증인 셈이다.

하지만 이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조건이 까다롭다.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무엇보다 인증기관에 보안 제품의 소스코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스코드는 제품을 구성하는, 일종의 소프트웨어 설계도다. 해당 기업에 있어 영업비밀 또는 기밀과 다름없다.

자사의 핵심 기술을 공개하는 부담에, 특히 해외 기업들이 인증을 희망하면서도 대부분 마지막에는 포기하는 이유다.

보메트릭은 과감한 선택을 했다. 실보다 득이 더 많다는 판단에서다. 한국 시장에 대한 강한 의지에서다.

이 지사장은 “국내 공공시장에서도 빅데이터 보호를 위해 파일 암호화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데, 공공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KCMVP 인증이 필수라는 점을 본사에 강조했다”며 “내년에 본격적인 사업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메트릭은 이달 말로 한국지사 설립 1년을 맞는다. 이 지사장도 사업을 맡은지 1년이 된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 사이 고객사는 150여곳으로 전보다 세 배 늘었다. 그는 “새로운 일들을 만들어 가는 것 같아 재미있다”고 평했다.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보메트릭은 2001년 설립됐다. 10여년 만에 해외 시장 진출을 결정했는데, 그 지역이 영국과 한국이다. 영국은 유럽 시장의 교두보로, 한국은 아시아 지역 거점으로 삼았다.

그는 “개인정보보호법 등 데이터 보호에 대한 규정이 체계화된 나라는 미국과 한국뿐”이라며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본사가 소스코드 공개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보메트릭은 빅데이터를 겨냥한 데이터 암호화 사업도 준비 중이다. 비정형 데이터들을 분석하고 유의미한 정보를 도출하는 `빅데이터` 시대에 이미지·로그파일 등을 암호화하지 않으면 또 다른 보안 위협에 노출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는 “빅데이터 시장은 2~3년 후의 미래가 아닌 현재 가시화되고 있는 분야”라며 “비정형 데이터에 대한 암호화 기술로 차별화 전략을 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