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부채비율 급증…지난해 투자비 EBITDA보다 3조원 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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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KT·LG유플러스 통신 3사의 부채 비율이 수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마케팅비가 급증하지만 영업이익 규모가 이를 못 따라가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수조원대의 이익을 거두고도 빚은 더욱 늘어나는 `외화내빈(外華內貧)의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에서 올해 2분기까지 2년 6개월 동안 통신 3사의 부채비율은 최고 58% 가까이 늘어났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0년 115.9%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2분기 200%를 넘어섰다. 올해 약간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184%(2분기)의 높은 부채비율을 보이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SK텔레콤과 KT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2010년 86.4%였던 SK텔레콤의 부채비율은 올해 2분기 90.2%로 3.8%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100%를 넘어서 106.2%에 이르기도 했다. KT도 2010년 137%였던 부채비율이 2011년 2분기 153.4%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2분기 156%로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통신사의 부채비율 증가는 LTE·LTE 어드밴스트(LTE-A) 망 구축 경쟁에 따른 막대한 투자비용 증가와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비가 꾸준히 늘어나는 데 비해 수익원인 요금은 가격 경쟁과 정부 정책으로 인상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통신 3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총 2조8579억원에 이르지만 투자비 지출 규모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익)는 통신 3사가 총 8조4245억원을 기록했는데, 지출은 투자비·이자·법인세를 합쳐 11조4523억원에 이르렀다. 3조원이 넘는 초과 지출을 기록한 셈이다.

일부 통신사는 치솟는 부채비율을 잡기 위해 잇따라 자산 유동화에 나섰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남산 그린빌딩과 구로사옥 등 3000억원에 가까운 부동산을 매각, 유동화해 빚을 갚는 데 썼다. KT도 지난해에만 서울 반포·부산 서면 등 8개 사옥 매각으로 1400억여원을 긴급 수혈했다. 하지만 치솟는 부채비율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낮추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 통신사 고위 관계자는 “재무제표상으로는 조 단위의 이익을 내도 계열사 지분으로 잡히는 금액을 제외하면 실제 이익은 많지 않다”며 “그런데도 트래픽 급증으로 망 투자 수요는 줄어들지 않아 빚을 내서 투자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지난해 2분기부터 강력한 정부 제재로 보조금 지출이 줄면서 부채비율이 소폭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높다”며 “무조건적 요금 인하 압박만 할 것이 아니라 ICT 생태계의 한 축인 통신업계의 재무구조에 대한 면밀한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신3사 부채비율 현황

*통신3사 EBITDA 대비 지출로 본 차입경영 현황

통신3사 부채비율 급증…지난해 투자비 EBITDA보다 3조원 초과

통신3사 부채비율 급증…지난해 투자비 EBITDA보다 3조원 초과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