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서른 한 살 생일을 축하한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전자정보처리시스템(EDPS) 도입, 1980년대 전산화, 1990년대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 2000년대 전자정부화를 거치면서 IT강국 신화를 일궈왔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전자신문이 있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 정보화는 정보기술의 변화·발전을 예견한 선각자에 의해 능동적으로 개발되고 이에 따라 구축된 정보시스템은 이용자인 국민의 새로운 요구를 일깨웠다. 이 새로운 요구는 다시 새로운 정보기술 발전의 촉매역할을 해왔다.
전자신문은 이 같은 선순환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다. 또 시대마다 핵심기술과 정책에 비판과 충고, 그리고 대안제시를 해왔다.
전자정부 구축 필요성을 역설해 전자정부 구축의 견인차 역할을 했고 정보화가 정부 내에서 `왕따`를 당하던 시기에는 국가정책에서 정보화의 중요성을 앞장서서 외쳤다.
하드웨어 일변도의 정보화 정책 시기에는 소프트웨어 생태계 붕괴 위험성을 경고하고, 소프트웨어 생태계 복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근혜정부에서 ICT 전담조직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한 것 역시 전자신문의 공이 지대했다.
2013년 우리 산업계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슈퍼컴퓨터, 웹2.0 등 새로운 정보화 기술이 등장하고 급속히 보급되면서 지금과는 다른 형태의 정보화가 새로운 시대적 요구로 등장했다.
특히 SNS의 급속한 확산은 종래의 `데이터 중심 연결`을 `사람 중심 연결`로 네트워크 개념을 바꾸어 놓았다. 또 참여·개방·공유의 웹2.0 개발 전략은 정보시스템 개발과 정부 혁신 패러다임을 완전히 변화시켰다.
박근혜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부3.0`도 이런 패러다임 변화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대변혁의 시기에 전자신문은 지난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과감히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첫째, 전자신문은 정보화 이용자인 국민의 요구를 신속히, 그리고 광범위하게 발굴해 대변해야 한다. 전자신문은 단순한 기사 제공에서 벗어나 국민과 기업 그리고 정부가 만나는 대화의 광장을 제공해줘야 한다.
둘째, 전자신문은 `건강하고 유익하고 생산적인` 사이버 공간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해야 한다. 사이버 공간에서 시민이 가져야 할 기술과 덕목을 갖춘 건전한 네티즌 양성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셋째, 시민이 정보화의 파트너가 되는 시대에 맞도록, 그리고 이용자가 스스로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이용하는 프로슈머 시대에 맞도록 전자신문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보화 교육, 컴퓨터 교육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넷째, 개별화된 서비스에 익숙한 독자를 위해 개별 독자 요구에 맞는 개별화된 기사 제공 준비를 지금부터 해야 한다. 또 정보화 소외계층을 배려하는 가슴이 따뜻한 신문이 돼야 한다.
다섯째, ICT는 개발 대상임과 동시에 중요한 문제해결 수단이 된 지 오래다. 청년실업, 고령화 사회, 환경문제, 교통문제, 방재문제, 국방문제 등 모든 문제를 ICT 관점에서 관찰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노력도 전자신문의 몫이 되었다.
여섯째, 우리를 배우고 싶어 하는 후발국에 한국의 정보화를 영어로 외국에 소개하는 노력도 앞으로 전자신문이 해야 할 것이다.
전자신문이 태어난 1982년. 미국의 주간지 타임은 올해의 인물로 `홈 컴퓨터`를 선정하고 표지에 PC 사진을 올렸다. 정보화의 새로운 물결을 미리 예견한 것이다.
2013년, 새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전자신문의 혁신적 대응을 기대하면서 서른 한 살 생일을 다시금 축하한다.
안문석 전자신문 독자위원장·고려대 명예교수 ahnms@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