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경영권 보호 위해 뉴욕증시 상장 추진

기업공개(IPO)를 타진해온 알리바바가 홍콩증시 대신 뉴욕증시 상장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26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그동안 홍콩증시 상장을 추진해온 알리바바는 최근 뉴욕증시 상장으로 방향을 바꾸고 미국 로펌과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 역시 곧 선정할 예정이다.

알리바바가 홍콩증시를 포기한 이유는 잭 마 알리바바 창업자 등 기존 고위 경영진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서다. 알리바바는 의결권 비중이 다른 두 가지 주식을 동시에 발행하는 이른바 차등의결권 도입을 타진해왔지만 홍콩증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홍콩증시는 투자자 권리 보호를 위해 원칙적으로 차등의결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알리바바는 차등의결권을 인정받지 못하면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 기존 고위 경영진의 알리바바 지분이 10% 수준인 반면 소프트뱅크와 야후 지분은 각각 37%와 2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7.4%를 보유한 잭 마 창업자는 상장으로 현재 알리바바 경영진과 다른 철학을 가진 거대 주주에게 휘둘리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증시와 달리 뉴욕증시는 차등의결권을 인정한다. 구글 역시 차등의결권을 도입해 상장했고 창업자들이 안정적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상장한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중국 1위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는 추정 시가총액이 1200억달러(약 129조원)에 이른다. 상장 당시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1040억달러였다. 알리바바가 상장에 성공하면 구글과 아아존에 이어 시가총액 기준 세계 3위 인터넷 기업이 될 전망이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