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말 시행 예정인 클리어쾀 서비스 TV사업자로 삼성전자·LG전자·대우디스플레이 3곳이 선정됐다. 잠재 수요층이 171만 가구에 달했지만 중소 TV업체 참여는 미진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두 차례의 공모를 통해 클리어쾀 TV서비스 사업자로 이들 3사를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재공모는 TV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이뤄졌다. 이번 사업에는 3사만 공모에 신청했다. 3개 기업이 제안한 9개 모델 모두가 잠정 지원 대상 TV로 선정됐다. 6개 모델은 조건부 선정으로 정부가 기업에게 추가적인 가격 인하를 요청해 받아들여지면 지원 대상 TV로 확정된다. 가격은 내달 초 공개 예정인 가운데 22~24인치는 20만원을 약간 넘는 수준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추정하는 클리어쾀 TV 잠재 수요 가구는 171만 세대에 달한다. 하지만 시장 수요가 어느 정도 발생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TV 가격은 클리어쾀 서비스를 위한 기술개발 및 인증 등으로 인해 소폭 인상됐음에도 정부는 지난해 지상파 TV 디지털 전환 당시와 비교해 일체의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다. 지난해는 취약계층에 한해 10만원 한도로 보조했다.
클리어쾀 TV는 셋톱박스 없이도 디지털 케이블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TV다. 디지털 케이블 방송은 `쾀`을 사용하기 때문에 방송을 시청하려면 쾀을 풀어주는 셋톱박스가 필요하다. 하지만 클리어쾀 TV는 이 기능을 TV에 내장해 소비자는 셋톱박스 임대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정부는 내달 말부터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클리어쾀 TV 보급에 나설 예정이다.
김준배·송혜영기자 joon@etnews.com
`기술 부족 아니면 가격 인하 압력 때문(?)`
정부는 대우디스플레이를 예로 들며 중소기업도 사업에 참여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잠재 고객이 171만 가구에 달하는 사업에 신청 TV업체가 3곳에 불과하다는 점은 의외다. 정부는 신청업체 부족 이유로 중소기업의 기술 부족을 꼽았다. 실제로 관심 있던 몇 곳 기업은 정부 기술인증에 실패한 것으로 파악된다. 인증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중국에 TV 제작을 맡기고 있어 클리어쾀 TV기술을 구현하지 못했다”며 “기술 지원을 해주려고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낮은 가격도 문제로 지적됐다.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정부 보조도 없는 상황에서 TV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대기업 기술 수준을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상황에서 마진을 크게 남기지 못하는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클리어쾀 TV 가격을 인터넷 최저가보다 70% 수준으로 책정할 것을 요청했다. 이 때문에 사업 참여가 확정된 대기업도 흡족하지 않다. 수요가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가격도 낮기 때문이다. 모 대기업 관계자는 “기술 개발은 어렵지 않지만 정부 보조금도 없어 수요층이 얼마나 될지 예상하기 힘들다”며 “실익이 없어 크게 내키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 참여와 관련 “정부 사업을 어떻게 무시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미래부 관계자는 “기업에서 가격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것을 안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좋은 가격을 받아 저소득층에게 최대한 부담을 줄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