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원조국가 영국이 개방성과 적극성을 무기로 한 한국 디자인을 주목하고 있다.
창조는 협업에서 출발하고, 디자인은 서로 다른 분야를 융합시키고 진화를 가능케 하는 열쇠다. 제조업 강국 영국은 산업혁명의 발상지이자 디자인 등 창조산업의 원조국가다. 디자인과 기술, 융합의 `콜라보레이션 축제`로 꾸며진 런던디자인페스티벌에서 기술, 전자, 금융까지 한국디자인이 새로운 융합의 열쇠로 자리 잡았다.
지난 19일 영국 런던 얼스코트 전시장에서 개최된 전시회 `2013 100% 디자인 런던`에 참여한 한국관은 바이어와 관람객으로 발 디딜 틈 없는 성황을 이뤘다. 영국의 100% 디자인 전시회는 프랑스 `메종앤드오브제`, 이탈리아 `밀라노가구박람회` 세계 3대 디자인전시 중 하나다.
100% 디자인 런던은 런던디자인페스티벌에서도 상업적 전시의 근간을 이루며, 그동안 우리나라 디자이너들의 유럽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다. 올해도 영국의 유명 통신회사, 스웨덴의 대형 인테리어 회사 등 총 650건 이상의 비즈니스 상담이 이뤄졌다.
이번 전시에서 한국관은 전통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제품부터 공감각을 활용한 독특한 테이블웨어, 인테리어제품 등 다양한 제품이 관람객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해외 유명 전문 디자인 잡지 기자들이 100% 디자인 런던에 출품된 모든 제품들 중에 선정한 분야별 최우수 제품에 한국관 출품작 15개 제품 중에 2개가 이름을 올렸다. 노일훈 디자인 스튜디오의 `라미`가 인테리어 부문에 선정됐고, 액세서리 부문에는 스튜디오 전진현의 `공감각 식기`가 뽑혔다.
런던에서 처음 선보인 `라미 벤치 런던`은 첨단소재인 탄소섬유로 한국전통 공예품의 디자인을 재해석해 완성됐다. 새의 두개골에서 모티브를 얻어 강철보다 강하면서도 가벼운 무게로 탄소섬유의 잠재성을 최대로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전진현 스튜디오는 감각적 테이블웨어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인간의 감각능력 연구에서 출발해 현재 네덜란드를 비롯한 해외 미슐랭 레스토랑과 새로운 식사 경험을 개발하고 있다.
전시장서 진행된 디자인토크에서는 세계시장에서 각광받는 한국디자인을 가리키는 `K디자인`을 주제로 젊은 한국 디자이너들의 활약상을 재조명했다. 최민규, 엄홍렬, 전진현, 김빈, 김황 등 젊은 인재들이 영국과 한국의 디자인계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 주인공으로 초대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다년간 지원한 차세대 디자인 리더 사업으로 육성된 글로벌 인재들이다.
김빈 빈컴퍼니 대표는 “글로벌 사업을 펼치면서 단순히 디자인만이 아니라 독창적인 스토리텔링과 철학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며 “해외 디자인문화를 보고 배우면서 우리의 전통문화도 전승, 발전시키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빈컴퍼니는 전주한지사업협동조합과 손잡고 전통적 천연염색기법과 옻칠방법으로 물과 불에 강한 재질의 인테리어 제품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그의 제품은 티베트에 문을 여는 고급 호텔체인인 샹그릴라 호텔에 장식될 예정이다.
이태용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은 “2008년 처음 한국관이 전시회에 참가했을 때 `한국이 무슨 디자인이냐`며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는데, 이제는 주목의 대상이 됐다”며 “전자, 자동차에서 세계적 반열로 올라온 K디자인을 가구, 인테리어 등 전분야로 확산시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런던(영국)=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