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드라마 시장 활짝 열려 SK·CJ 등 뛰어들어

모바일기기 이용자를 겨냥한 `모바일 드라마`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동안 지상파나 유료방송에서 방영된 영상 콘텐츠가 모바일로 넘어오던 것과 반대로 모바일에서 먼저 공개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 대중화에 힘입어 전통적인 영상 콘텐츠 배급 경로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는 셈이다.

판타지오 엔터테인먼트는 모바일 전용 드라마 `방과후 복불복`을 제작,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에서 방영 중이다. 총 12부작인 이 드라마는 편당 15분물로 초미니 시리즈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으로 이동 중 짧은 시간에 시청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이 드라마는 모바일용으로 제작됐지만 SK브로드밴드 IPTV인 BTV와 포털사이트 네이트 등에도 제공해 무료로 볼 수 있다.

지난 5월에는 포털사이트 다음이 모바일 드라마 `미생`을 처음으로 개봉했다. 총 6부작으로 매주 공개될 때마다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누적 조회 수는 300만건을 넘었다. 다음은 “모바일 이용자들에게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공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은 조만간 모바일 전용 드라마 `무한동력`을 선보인다. 10~20분짜리 6부작으로 구성되고 다음 달 삼성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으로 방영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젊은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다 모바일 드라마라는 형식을 선택하게 됐다”며 “일단 다음 달 드라마 반응을 본 뒤 다른 작품도 제작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CJ E&M은 연내 15분짜리 4부작 모바일 드라마를 내놓는다. 이 드라마도 TV가 아닌 온라인 플랫폼에서 방영된다. CJ E&M 관계자는 “웹과 모바일 특성에 맞춰 짧은 분량의 드라마를 기획하게 됐으며 콘텐츠로 다양한 시도를 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CJ E&M은 이번 모바일 드라마 반응이 좋으면 계속 모바일 드라마를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레드로버도 모바일 드라마 제작에 뛰어들었다. 레드로버는 올해 안에 성인을 타깃으로 한 15분짜리 모바일 드라마 4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드라마 제작사 이야기365는 10부작 모바일 드라마 `기억해줘 공주님`을 제작, 통신사 모바일 방송으로 방영할 계획이다. 배우 클라라, 아이돌그룹 인피니트, 걸그룹 포미닛 등이 출연한다.

해외에서도 모바일 드라마가 인기다. 미국의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한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OTT(Over The Top) 채널과 함께 모바일 방송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나병준 판타지오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모바일 드라마를 기획할 때가 지난해 여름이었는데 `4G LTE 시대가 열린다`는 기사를 보고 본격적으로 준비했다”며 “음반이 모바일 스트리밍으로 수익 구조가 바뀌었을 때가 3G로 전환됐을 때고, 영상은 4G로 기반이 마련되면서 수익이 나올 수 있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플랫폼 업체는 콘텐츠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지상파 독과점`에서 벗어날 수 있어 지상파 이외의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상파 콘텐츠는 다시보기 등 저작권이 엄격하고 계약조건이 까다로워 마케팅 활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나 대표는 “IPTV를 보유한 통신사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등 제조업체도 자체 콘텐츠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에릭슨-LG가 15개국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TV·미디어 2013 리포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응답자의 78%가 주 1회 이상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휴대 기기를 이용해 동영상 서비스를 감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한 비디오 시청 비율이 가장 높았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