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소프트웨어(SW)정책연구소가 설립 과정에서 독립성 논란에 휩싸였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부설기관으로 개설하려는 정부 계획에 대해 업계가 독립기관 설립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6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SW정책연구소 설립 준비에 착수했다. 7일 예정된 SW혁신기본계획이 발표되면 개설 작업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래부는 SW정책연구소를 설립해 중장기적인 SW 정책을 전문적으로 연구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미래부가 SW정책연구소를 NIPA 부설기관으로 설립하기로 하면서 업계가 `역할의 한계`를 지적하고 나섰다. 정보통신산업 전반을 대상으로 정책 연구를 수행하는 NIPA의 산하에 있는 만큼 자율성·전문성을 보장하기 힘들고 위상에도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종전 NIPA가 수행하던 SW 정책 연구의 틀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SW정책연구소가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NIPA 부설이 아닌 독립기관이 돼야 한다”며 “정부 입장에서 기관이 새로 추가되는 게 부담된다면 기존 기관을 정비해서라도 SW정책연구소를 독립기관으로 설립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은 SW경영연구소장은 “SW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한국개발연구원(KDI)나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처럼 제대로 된 `싱크탱크` 역할을 할 수 있는 정책연구소가 필요하다”며 “NIPA 부설기관으로서는 역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이 같은 업계 주장에 수긍하면서도 우선은 당초 계획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새로운 기관 설립에 필요한 시간, 법적근거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NIPA 부설기관으로 설립 후 향후 규모를 확대하고 독립기관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도균 미래부 SW정책과장은 “NIPA 부설기관이라도 인사권 등은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독립기관으로 전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