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437>바쁜 사람, 나쁜 사람, 예쁜 사람

사람들은 저마다의 일을 하는데 바쁜 하루를 보낸다. 언제나 할 일이 많고, 해도 해도 끝이 없다. 한 일보다 할 일이 언제나 더 많다고 생각된다.

일에 치여서 지친 사람보다 일에 미쳐 행복한 사람이 세상을 이끌어 간다. 하기 싫은 일을 어쩔 수 없이 바쁘게 하다보면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근본적으로 의문이 드는 경우가 있다. 일의 목적을 상실하고 그냥 해왔기 때문에 바쁘게 일하지만 남는 게 없다. 내 일이 바쁘다 보니 가까운 사람들에게 보여줄 관심과 배려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내 욕심을 채우느라 바쁘게 지내다 보면 다른 사람을 생각할 여유를 잃어버린다.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고 배려하지 않는 나쁜 사람도 있다. 나쁜 남자의 이중적 의미도 있지만 인간은 다른 사람에게 나쁜 이미지로 각인되는 삶을 살아가지 말아야 한다. 나쁘다는 의미는 참으로 여러 가지 상황에 쓰인다. 기대에 어긋나도 나쁘고, 상식을 벗어나 무례한 행동을 해도 나쁘다. 남을 돌보고 배려하며 존중해주기보다 격하시키고 업신여겨도 나쁜 사람이 된다. 나쁜 사람은 나쁜 마음을 갖고 있다. 내 것만 챙기는 사람, 내 이익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 남을 위한 봉사에는 눈이 먼 사람도 나쁜 사람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참 예쁜 사람도 많다. 얼굴만 예쁜 사람이 아니라 마음도 예쁜 사람이 많다. 예쁜 얼굴로 성형수술 하는 사람은 많지만 나쁜 마음을 예쁜 마음으로 마음을 성형하는 사람은 없다. 얼굴에는 그 사람의 마음이 드러난다. 마음이 예쁘면 얼굴에 화색이 돌고 다른 사람에게도 즐거움과 기쁨을 줄 수 있다. 우리 사회에는 자기 일 챙기기에 바쁜 사람과 타인에게 불편함을 주거나 인상을 찡그리게 만드는 나쁜 사람보다 나와 다른 사람, 나보다 힘이 약한 사람, 나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생각하고 존중하며 배려하는 예쁜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