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전자 기술의 진화...TSP 내로베젤 시장 주도권 가져올 수 있을까

전자인쇄 업계가 새로운 신기술을 무기로 고부가가치 터치스크린패널(TSP) 시장을 노리고 있다. 과거 TSP 배선 선폭 공정에는 전자인쇄 기술이 주로 쓰였지만, 내로 베젤 시대가 도래하면서 포토 리소그래피 기술에 자리를 내줬다. 어떤 기술이 미세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며 TSP 시장 주도권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잉크테크가 최근 개발한 미세 전자 인쇄 기술이 적용된 대면적 TSP.
잉크테크가 최근 개발한 미세 전자 인쇄 기술이 적용된 대면적 TSP.

9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재료업체 잉크테크는 최근 TSP 표면 센서 선폭을 1㎛(마이크로미터)까지 구현할 수 있는 인쇄 기술을 확보했다. 종전 기술로는 3.5㎛ 선폭이 한계지만, 새로운 잉크 소재를 개발해 기술 장벽을 넘었다. 잉크테크가 개발한 잉크는 무입자와 나노잉크를 화학적으로 조합해 만든 복합물질이다. 미세 공정뿐만 아니라 빛 번짐 현상(모아레 현상)도 방지할 수 있어 향후 고부가 TSP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진쎄미켐은 그라비아 오프셋 기술로 전자인쇄 기술의 한계를 넘어선다는 전략이다. 그라비아 오프셋은 원래 전자파 차폐용으로 개발된 기술이지만, 최근 TSP 내로 베젤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라비아 오프셋 기술로 현재 30㎛까지 미세 선폭이 가능한 데 향후 10~20㎛ 수준까지 구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다수 국내 TSP 업체들도 미세 선폭을 구현할 수 있는 전자인쇄 기술 확보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도 전자인쇄로 내로 베젤을 구현하는 데 적극적이다. 포토 리소그래피 공정에 비해 전자인쇄 공정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설비투자 규모가 적어 협력사를 다변화하는 데도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하이브리드 커버유리일체형(G1F), 필름전극방식(GFF) 메탈 배선 선폭을 20㎛로 상향조정하고 일부 협력사로부터 20㎛ 선폭 G1F·TSP를 공급받고 있다.

그러나 전자인쇄 기술이 포토 리소그래피 기술을 뛰어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연구개발 단계에서 10~20㎛대 선폭을 구현한 회사는 많지만 양산에 성공한 회사는 드물기 때문이다. 전자인쇄 기술이 크게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TSP업체들은 포토 리소 그래피 공정 확보에 집중하는 이유다.

국내 TSP 업계의 포토 리소 그래피 생산 능력(4인치 기준)은 지난해 월 100만개 수준에서 올해 2000만개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토 리소 그래피 공정을 쓴 TSP 비중은 지난해 3%에서 올해 33%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인쇄 기술로 20㎛ 수준의 선폭만 구현할 수 있다면 내로 베젤 기술이 중저가 스마트기기에도 충분히 장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포토 리소그 래피 공정에 비해 얼마나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는지가 향후 시장 구도를 결정지을 핵심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