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제예측기관들이 내다보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3.5%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비롯한 각종 악재들이 예상밖으로 악화될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이보다도 훨씬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성장의 지속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는 구조적인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게다가 내년에 실제 성장률이 정부치보다 낮게 나올 경우 올해와 같은 세수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9일 국제금융센터·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최근 2014년도 한국의 경제전망을 발표한 국내외 36개 기관의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3.5%로 나타났다.
이중 29곳(80.6%)이 정부 예측치인 3.9%보다 낮은 숫자를 제시했다. 3.9%와 같거나 더 높은 수치를 부른 기관은 7곳에 불과하다.
가장 낮은 곳은 ING와 독일 데카방크로 2.6%를 예상했다. UBS(3.0%), HSBC, 크레딧스위스(3.2%) 등은 3%대 초반으로 전망했다. 웰스파고, 피치(3.4%), DBS, 아시아개발은행, 국회예산정책처(3.5%)의 전망치 역시 3% 중반을 못 넘겼다.
골드만삭스, 씨티,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보다 높은 3.7%를 예상했다. 그러나 이 역시 정부 예측치보다 0.2%포인트가 모자란다. 스탠다드차타드·현대경제연구원(각 3.8%) 역시 정부보다 0.1%포인트 낮다.
정부와 같거나 더 높은 성장률을 공표한 기관은 BNP파리바, 바클레이즈 등 7개 기관으로 모두 3.9~4.0%를 제시했다. 정부 예측치는 가장 비관적인 전망(2.6%)보다 1.3%포인트 높은데 반해 가장 긍정적인 전망(4.0%)보다는 0.1%포인트 높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정부 목표대로 내년 성장률이 3.9%가 되려면 상당히 선전해야 한다”며 “(정부가 이를 성취하기는) 버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정부의 목표가 낙관적으로 보인다”며 “내년 경기가 예상보다 살아나지 못하면 올해처럼 재정이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세수부족과 재정적자 확대로 뒷받침이 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도 오는 10일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기존 4.0%였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0.1∼0.2%포인트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IMF가 중국의 내년 성장률을 0.4%포인트나 하향조정한 점이 국내 성장률 수정에 크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