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무분별한 MOU체결, 65% 방치

산업은행이 지난 5년간 체결한 MOU 중 65%가 후속 이행 조치 없이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적구속력이 없는 MOU의 특성을 치적 쌓기에 악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민병두 의원(민주당)이 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9년부터 2013년 7월말까지 국내외 기관과 맺은 MOU는 총 114건이다. 이 중 65%에 달하는 74건이 체결만 이루어진 채 사후 관리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체결만 이루어진 MOU 74건 중 51건(69%)은 2011년 이전에 체결된 것으로 2년 이상, MOU 파기·종료나 후속 이행조치 없이 방치되고 있었다. 114건의 MOU 체결에 소모된 산업은행의 총 비용은 2억8400여만원으로 외국에서 진행된 MOU에만 2억2400여만원을 투입했다. 평가위원 평가용역비, 회의비, 출장비 등이다. 해외에서 진행된 MOU는 총 24건(22회 출장)으로 1회 출장에 평균 100만원, 많게는 2000만원의 혈세가 국외 출장비로 사용됐다.

해외 기관과의 공동펀드 설립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기관과 체결한 `공동펀드 설립 MOU`는 총 13건. 이 중 12건이 성과 없이 사업성 부족 등으로 종료됐다. 사전 검토 없이 MOU를 체결한 셈이다. 민병두 의원은 “산업은행의 부실한 MOU 체결은 대외 신뢰도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산업은행이 현재까지 진행해왔던 MOU를 재점검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것”을 제안했다.



[표] 산업은행 MOU 체결 현황 자료-민병두 의원실

산업은행 무분별한 MOU체결, 65% 방치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