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 고급 스마트폰이 레노버의 막강한 마케팅과 유통망 효과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레노버가 HTC와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확산 중인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은 두 회사 결합이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도했다.
HTC는 지난 4일 사상 처음 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2년 안에 인수합병(M&A) 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랐다. 스티븐 티센 다이와 캐피탈 마켓 연구원은 “레노버와 HTC 결합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HTC는 제품 기술력을, 레노버는 막강한 유통과 마케팅 파워로 서로 부족한 점을 메운다. HTC는 `HTC 원`으로 대표되는 최고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개발했지만 마케팅과 유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레노버는 탄탄한 유통망을 기반으로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했다.
HTC 상황은 악화일로다. 최고 평가를 받은 HTC 원을 내놨지만 판매는 저조했다. 고가 시장에서 삼성전자에게 밀렸고 저가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에 뒤졌다. 중국 샤오미가 최신 스마트폰을 HTC 원 절반 가격에 팔며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시가총액은 전성기 10분의 1로 하락했다.
레노버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2위다. ABI리서치에 따르면 레노버 점유율은 13%로 삼성전자를 바짝 뒤쫓는다. 레노버는 올해 처음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익을 내고 미국 시장 진출도 노리는 등 사업을 확장 중이다. 고가 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은 레노버는 HTC 제품력과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다. 레노버가 대만에서 사업 파트너를 찾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레노버는 2011년 3억달러를 들여 콤팔일렉트로닉스와 합작 벤처를 세워 PC를 제조했다.
걸림돌은 대만과 중국 정부 시각차다. 대만 정부는 중국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 HTC가 레노버에 인수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