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ICT수출 둔화 신흥시장 공략서 답 찾아야

9월 말 누적 정보통신기술(ICT) 수출 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ICT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늘어난 1248억8000만달러를 기록했고 무역수지도 17.4% 증가한 656억달러로 집계됐다.

디스플레이 패널과 컴퓨터·주변기기 수출은 감소했지만 휴대폰과 반도체·디지털TV 수출이 더 많이 늘어났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동반 침체가 우려되고 세계 ICT 성장률이 둔화하는 악조건에서 이뤄낸 실적이어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세계 경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며 시장을 주도해 온 휴대폰도 절정기를 지나 증가율이 서서히 둔화할 전망이다. 당장은 괜찮을 수 있겠지만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비한 새로운 먹거리 산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11일 KOTRA와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13분기 KOTRA-SERI 수출선행지수`는 꾸준히 회복해 온 우리나라 수출에 경종을 울렸다. 지난 9월 바이어와 주재상사 직원 233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4분기 수출선행지수가 51.9로 나왔다. 50 이상이면 전 분기보다 수출이 낫고 50 이하면 수출이 부진하다는 뜻이다. 51.9는 호조를 의미하지만 전 분기보다 3.9포인트 낮은 수치다. 바이어와 주재상사 근무자의 현지 체감경기를 지수화한 수입국경기지수도 전 분기보다 2.0포인트 하락한 50.9에 머물렀다.

정부와 민간 연구소의 전망을 종합하면 3분기까지 ICT 수출이 호조를 보였으나 4분기부터 증가세 둔화가 예상된다. 스마트폰 열풍이라는 호재가 세계 경기위축에도 수출을 이끌어 왔지만 추진동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 가운데 성장세를 보이는 지역은 중국·브라질·중동아·CIS 등 신흥시장 뿐이다. 스마트폰만 해도 세계 평균 증가율이 40~50%인 데 비해 중국은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다. 신흥국을 공략하려면 무섭게 쫓아오는 중국 기업, 옛 영광을 되찾으려는 일본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시장 패러다임을 바꿀 신개념 제품을 선보여 수출제품을 다양화하는 한편,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