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MVNO)사업자가 개통한 휴대폰도 불법 행위에 사용되면 즉시 정지할 수 있게 된다.
13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MVNO 업계와 미래부, 경찰청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통신 3사에만 적용하던 불법 행위 휴대폰을 즉시 정지하는 정책을 MVNO에도 확대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불법 대부업이나 성매매를 암시하는 전단지에 적힌 전화번호를 즉시 정지해 범죄와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다.
이를 MVNO까지 확대한 것은 기존 통신사가 즉시 차단에 나서면서 불법 타인 명의전화(대포폰) 수요가 MVNO로 몰리는 풍선효과를 미리 막기 위한 것이다.
MVNO 관계자는 “이번주 약관 변경과 신고를 끝내면서 MVNO사업자도 불법 행위에 사용되는 대포폰을 즉시 정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불법 전단지에 사용되는 전화번호는 대부분이 명의를 도용하거나 돈을 주고 구입한 대포폰이다. 가입자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따로 약관을 마련하지 않으면 차단 근거가 없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지난 9월 경찰청·여성가족부와 음란전단지와 같은 불법 서비스에 이용돼 신고·접수되는 전화에 대해선 서비스를 중단키로 했다. 또 이달 초부터는 미래부와 함께 불법 대부광고, 대출 사기에 사용되는 대포폰을 정지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MVNO사업자들이 이들 불법 행위자들이 즐겨 이용하는 선불폰 요금제를 많이 내놓고 있는만큼, 기존 통신사처럼 즉시 정지에 나서면서 불법 피해가 크게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8월까지 발생한 불법 대부업·대출사기는 모두 1만4585건으로 피해액만 616억원에 이른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