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패트릭 펑 비야디(BYD) 반도체 사장, "자동차·보안 시장서는 삼성 안 부럽다"

패트릭 펑 BYD 반도체사업 부문장
패트릭 펑 BYD 반도체사업 부문장

“컨슈머(소비자 가전) 분야에서 기술적으로는 떨어지는 게 맞다. 하지만 삼성이 모든 사업을 다 잘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도 강점이 있다.”

기술력에 대해 지적하자 패트릭 펑 중국 비야디(BYD)그룹 반도체 사업부문장은 이렇게 맞받았다. 한국은 스마트폰·디스플레이 등 첨단 전자제품 분야에 강하지만 다른 산업에서는 자신들이 더 잘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지난 2008년 반도체 사업부를 신설한 BYD는 반도체 사업 규모를 벌써 1억달러(약 1072억원) 수준으로 키웠다. 품목도 배터리관리반도체(BMIC), 전력관리반도체(PMIC), 카메라용 CMOS이미지센서(CIS), 중대형 가전제품이나 자동차에 쓰이는 전력 반도체인 절연게이트양극성트랜지스터(IGBT) 등으로 다각화했다.

그동안 외부에서 중국 전자 업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기술력이 떨어지고 단가는 낮은 이른바 `싼 게 비지떡`이었다. 지금 중국은 큰 시장, 정부 지원, 우수한 인재 3박자가 맞아 떨어져 한국 전자 산업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BYD는 전기자동차·배터리 사업에서 출발한 뒤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을 제조하면서 전 세계 첨단 기술을 빨아들이고 있다. 자사 고정거래처(캡티브 마켓)를 둔 반도체 사업도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 주력 제품인 200만~500만화소 CIS는 국내에서는 수익률이 떨어지는 저가 시장으로 취급된다. 펑 부문장은 “1300만화소가 장착된 스마트폰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지만 중국 보안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자동차와 신재생에너지 시장 역시 BYD가 앞설 수 있는 분야 ”라고 설명했다.

떨어지는 공정 기술은 한국 업체와 협력해 해결한다. BYD는 동부하이텍의 아날로그반도체 공정에서 CIS를 생산한다. 그는 “BYD에는 수 백명의 석·박사급 엔지니어가 회로 설계를 담당하고 있다”며 “외주생산(파운드리) 서비스는 물론이고 자사 공장 설립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역할도 BYD 사업에 일조하고 있다. 펑 부문장은 “중국 내에서 선전시는 사업하기 가장 좋은 도시”라며 “정부가 기업을 유지하는 데 물심양면 도와주고 전·후방 산업 생태계가 형성돼 있어 시너지가 난다”고 말했다.

BYD는 앞으로 전력, CIS뿐만 아니라 터치스크린패널(TSP)용 칩 등 첨단 기술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전기 자동차,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석권한 만큼 반도체 사업 성장도 자신한다”는 말에 자신감이 배어있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패트릭 펑 비야디(BYD) 반도체 사업부문장
패트릭 펑 비야디(BYD) 반도체 사업부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