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첫날 인터넷분야 키워드는 `역차별`이었다. 그간 포털 규제에 오락가락한 입장을 보이던 야권이 포털 감싸기에 적극 나서면서 논란이 가열됐다.
야권을 중심으로 일부 의원들은 미래부 국정감사에서 인터넷 검색 개선 권고안이나 인터넷 실명제 등 인터넷 규제가 국내 기업의 손발을 묶고 해외 기업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 한다며 따지고 나섰다.
야권은 최근 미래부가 발표한 검색 서비스 개선 권고안을 맹공격했다. 국내 인터넷 산업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국내 포털은 검색 결과에 자사 서비스를 노출할 때 이를 명기해야 하지만, 구글은 이런 제약 없이 자사 유튜브 영상을 구글 검색 결과에 나타낼 수 있다.
유승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월 기준 유튜브를 포함한 구글 월 방문자는 3020만4000명으로 3125만4000명인 네이버를 근소한 차로 추격했다”며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규제로 해외 기업만 반사이익을 얻고 국내 사용자 후생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노웅래 의원도 권고안 적용 대상에 해외 인터넷 업체나 오픈마켓 등 유사 서비스가 제외돼 역차별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실명제 역시 국내 인터넷 업체만 발목 잡은 규제로 거론됐다. 인터넷 실명제를 피해 간 유튜브가 승승장구하는 동안 국내 동영상 UCC 서비스가 쇠락했다는 지적이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게임 셧다운제가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만 일으켰다”며 “갈라파고스 규제를 철폐하라”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네이버는 약 75%에 이르는 검색 점유율을 가진 대기업”이라며 “시장 지배력이 큰 거대 포털의 광고수익 일부를 정보통신진흥기금과 방송통신발전기금으로 활용하는 법안을 발의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파수 등 한정적 자원을 국가로부터 할당받지도 않고 진출입이 자유로운 인터넷 산업에 기금을 걷는다는 것은 무리”라며 “해외 사업자로부터는 기금을 걷을 수 없어 또 하나의 역차별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여야가 인터넷 규제를 놓고 대립하면서 포털 정책이 여야 정치 싸움으로 변질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갑을 문제로 인터넷 정책을 접근했다. 하지만 최근 여권의 포털 규제를 `언론 장악`으로 규정하고 여권과 각을 세우며 포털 옹호에 나섰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