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의 부실 방송과 공공성 문제가 국정감사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내년 재승인 심사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치권은 특히 종편이 편파 방송 등으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데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부실한 정책도 한몫했다며 내년 종편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방통위를 압박했다.
유승희 민주당 의원은 15일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방통위가 종편 승인조건 이행 실태를 점검하는데 너무 부실하다”며 “종편은 R&D 투자계획, 지역 균형발전, 소수 시청자 지원방안을 거의 이행하지 않았는데 방통위는 아주 모호한 평가를 하고 사업자가 제출한 서류 말고는 최소한의 현장 실사도 안 했다”고 지적했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종편 승인조건 이행 실적이 매우 미흡하다”며 “방통위가 당초 승인허가를 낼 때 기본조건을 지키라는 독려와 요구를 해야 하는데 묵묵부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종편이 막말·편파 방송 등 파행으로 치닫는 것에는 사실상 방통위가 관리·감독을 법대로 안 한 책임이 있다”며 “전면 재조사를 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강력한 제재를 하고 종편 재심사에서 확실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재 방통위 위원장은 “종편이 어린이 프로그램을 새벽에 방송한 것 등 편중된 측면이 있는 것은 적절한 지적”이라며 “문제점 있는 부분은 연말까지 시정조치를 하라고 했으니, 연말에 바뀐 부분 등을 받아보고 내년에 있을 재승인 허가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심사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종편 승인 과정에서 편법 지분 투자유치 의혹도 제기됐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동아일보가 채널A에 60억원을 투자한 업체 고월의 A골프장 타운하우스를 60억원을 들여 분양받았다”며 “고월은 동아일보 돈으로 채널A에 60억원을 출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월은 파산한 미래저축은행의 김찬경 전 회장이 실소유주인 업체다.
종편이 반복적으로 방송법을 위반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행정처분을 받는 점도 지적됐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채널A가 반복적으로 방송법을 위반해 중제재를 가해야 하는데 방심위와 방통위가 하지 않고 있다”며 “1년에 3회 이상 위반하면 1억원 이하 과징금 부과 대상”이라고 말했다.
박만 방심위 위원장은 “품위유지 위반 사례가 발생하면 차후에 심도 있게 과징금 논의하기로 전체회의에서 언급하겠다”고 답했다.
종편의 방송장비 국산화율도 지적됐다.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은 “종편 출범 승인조건으로 내세웠던 것 중 하나가 국산장비 활성화였는데 비율이 지상파에 비해 낮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김민배 TV조선 보도본부장은 언론자유 침해를 사유로 불출석해 여야 의원들이 동행명령장 발부를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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