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기재부 국감에서 경제부총리 역할론 질타

정부 세종청사에서 16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기재부) 국정감사(국감)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부실한 역할에 대해 따가운 지적이 쏟아졌다.

서병수 의원(새누리당)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 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압축 성장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경제적 전환기를 모색하는 시점에서 실질적인 컨트롤 타워가 돼야 할 경제부총리가 기대만큼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성걸 의원(새누리당)도 “부총리는 경제 관련 정책을 총괄 지휘하고 집행을 책임지며 부처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는데 미흡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재부 국감에서는 공공기관의 부채 누적과 방만 경영 문제도 질타를 받았다. 이재영 의원(새누리당)은 부채 규모 상위 10개 공기업의 금융 부채가 앞으로 5년간 26조원가량 늘 것이라면서 “이렇게 부채는 늘고 순이익은 줄고 있는데 공기업은 기관장 연봉을 올리고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성호 의원(민주당)은 올해 공공기관 부채가 520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에 달할 전망이라면서 “정부와 공공기관 부채는 결국 국가 재정으로 보증 및 상환해야 한다는 점에서 복지재정 등 미래 재정운용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대책을 촉구했다.

이한구 의원(새누리당)은 “MB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 부채는 늘어나고 수익은 주는데 기관장은 돈 잔치에만 혈안이 돼 있다”면서 “현 상황은 총체적 위기”라고 우려했다. 주요 공공기관의 부채가 막대함에도 지난해 14개 적자 공공기관 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2억1000만원, 성과급은 9000만원에 달했다. 이만우 의원(새누리당)은 “공공기관의 경영 실적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가하고 기관 평가 과정에서 주무부처의 역할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정 건전성 문제는 여야 모두 우려했다. 정성호 의원은 “정부가 내년에도 국세 수입이 추경 대비 3.9%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올해 세수 결손 등을 감안할 때 이는 무책임한 예측”이라고 비판했다. 김태호 의원(새누리당)은 “채무구조를 보면 굉장히 악성으로 가고 있다”며 “적자성 채무가 50%를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오석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3.8%, 한국은행이 3.7%를 제시했지만 다른 기관은 4%대도 있다”면서 “이런 바탕 하에 정부 전망치를 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열린 기재부 국감에선 시작부터 증인채택을 놓고 여야가 설전을 벌여 본 질의가 예정보다 한 시간 이상 지연됐다.

세종=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