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여의도에서 이틀째 진행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기재부) 국정감사에서는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세금을 올려야 한다는 `복지증세론`을 놓고 여야 의원들이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섣부른 증세보다 비과세와 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를, 민주당 의원들은 세율을 높이거나 새로운 세목을 신설하는 직접 증세를 강조했다.
나성린 의원(새누리당)은 “지금처럼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 증세를 거론하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면서 “비과세와 감면 혜택, 탈세를 줄이는 방식으로 최대한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설훈 의원(민주당)은 “지하경제 양성화로 2017년까지 총 27조2000억원을 마련하겠다고 하지만 현재까지 실적이 기대 이하여서 불가능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회복 위험성이 있는 현 시점에서 증세는 경기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며 증세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 8월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도 도마에 올랐다. 이만우 의원(새누리당)은 “정부는 세제개편안에서 법인세 감면 제도의 개선책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김현미 의원(민주당)은 “재벌 총수일가의 편법적인 상속과 증여를 막기 위해 도입한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과세가 오히려 완화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 부총리는 법인세율을 일원화해 단일세율체계로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현 부총리는 윤진식 의원의 누진세율 체계 단순화 질문에 “법인세율이 중장기적으로 단일세율체계로 가야 한다는 걸 중장기 정책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법인세 세율은 과세표준 2억원 이하 10%, 2억~200억원 이하 20%, 200억원 초과 22%다. OECD 34개 국가 중 22개국은 단일세율 체계를 갖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