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해 `강남스타일` 열풍과 함께 가수 싸이의 아버지가 회장으로 있는 반도체 검사 장비업체 디아이의 주가가 800% 폭등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지난 7월 `강남스타일` 음원이 발표되기 전 3800만 달러(약 404억원) 정도였던 디아이의 시가총액은 지난 해 10월 중순 3억34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18일 현재 디아이 시총은 약 2억7200만 달러로 강남스타일 이전의 7배 이상이다.
디아이는 지난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 회사에 싸이가 투자했고 싸이 본인은 미국 기획사에 영입된다는 설 등이 회자되며 매매거래정지를 당할 정도로 주가가 폭등했다.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가수 싸이의 아버지 박원호 씨는 이 회사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같은 일이 한국에서 테마주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며 안철수 의원의 대선 출마로 주가가 치솟았다가 사퇴로 급락한 안랩을 거론했다.
이외에 이 매체는 앤디 김 싱가포르 난양공대(NTU) 교수와 정호성 한국은행 연구원의 논문을 인용해 디아이의 주가 거품은 차익을 남기려는 테마주 거래의 전형적인 `재판매 옵션`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에 거주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자국에서 유튜브에 강남스타일 플래시몹이나 패러디 영상이 올라올 때마다 디아이 주식을 순매수했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오히려 순매도했다.
연구진은 재판매 옵션 전략 면에서 한국 거주 외국인들이 외국 거주 외국인보다 한 발 앞서감으로써 보다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재 디아이 주식의 외국인 보유 비율은 3% 정도로 지난 해 12월 9%보다 줄었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이 흥미로운 사례는 엄청난 주가 거품이 기업 정보나 기초여건과는 전혀 무관하게 미디어가 끌어낸 관심으로만 촉발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