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박성호 개별PP발전연합회장/CNTV 대표

중소·개별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만든 자체제작 프로그램이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됐다. 역사극 전문채널인 CNTV의 자체제작 드라마 `조선 삿갓 스캔들`이 일본에서 전파를 탄다. 열악한 상황에서 개별 PP가 제작비를 투자해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낸 성과다. 탄탄한 개별 PP는 뛸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면 국내 방송의 다양성과 더불어 각양각색의 한류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발휘한다.

박성호 회장
박성호 회장

박성호 개별PP발전연합회장(CNTV 대표)은 “아날로그 채널에 개별 PP 20% 의무편성이 절실하다”며 “케이블 가입자 1500만명 중 아날로그 가입자는 900만명이 넘게 남아있고 이들이 PP에 광고 수익을 주는 절대적인 가구 수”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디지털 전환이 될 때까지 아날로그에서 방송의 다양성을 위해 개별 PP를 보호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아날로그 70개 채널을 편성하면 의무전송채널, 공공·공익, 종합편성, 홈쇼핑 등에 할당된 후 개별 PP에게 남는 수는 10%인 평균 7개 미만이다. 특히 MSO 계열 MPP 채널이 앞 번호를 가져가 개별 PP는 뒷 번호 채널을 받는다. 경쟁력이 더욱 약해지는 상황이다.

박 회장은 “20% 의무편성이 된다면 경제 채널 등 언론이 우선 들어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지만, 그래도 살 수 있는 규칙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별 PP는 계속 어려워지고 있다. SO가 전체 PP의 20%를 초과해 겸영할 수 없던 기존 규제가 2011년에 폐지되면서 MSO계열 MPP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MSO 간 상호 채널안배로 개별 PP가 채널을 얻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자연스레 광고 수익도 떨어졌다.

박 회장은 “2011년 일몰제로 규제가 폐지되면서 개별 PP가 힘든 지경에 이르렀고 그 때 앞장서서 연합회를 만들었다”며 “20% 의무편성을 정치인, 정부가 모두 공감하지만 CJ법이라고 불리는 MPP 33…% 매출규제완화와 함께 묶여 시행령 개정이 무산됐다”고 회상했다.

방송은 시청자 입장에서 `접근(노출)`과 `내용`의 다양성이 중요하다. 내용 다양성은 최대한 많은 장르 방송을 시청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황근 선문대 교수의 `중소 개별PP 현실과 활성화 방안` 자료에 따르면 지상파는 교양(40.9%)과 오락(54.5%) 장르, MPP는 오락(80.4%) 장르에 집중돼 있다. 반면에 개별 PP는 교양(66.7%)에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해 있다. 지상파, MPP와 구분되는 개별 PP들이 방송 다양성에 기여하는 것이다.

박 회장은 “뛸 수 있는 발판 없이 개별PP가 콘텐츠를 투자하며 존재하기는 어렵다”며 “방송업계에도 `상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