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란성 쌍둥이보다 스너피(복제견) 유전자 일치율 높아"

국내 연구진이 게놈 기술을 이용해 복제 개 유전자가 세포를 제공한 개(기여견)와 거의 100%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일란성 쌍둥이 유전자 일치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성과는 체세포 복제 방법을 이용해 질병과 치료제 연구에 기여할 전망이다.

게놈해독과 분석 연구에 이용된 복제개(스너피, 왼쪽) 와 체세포 기여견(타이, 오른쪽)<사진 제공 : 서울대>
게놈해독과 분석 연구에 이용된 복제개(스너피, 왼쪽) 와 체세포 기여견(타이, 오른쪽)<사진 제공 : 서울대>

테라젠이텍스는 장구 서울대 수의학대학 교수와 서울대 게놈연구단이 세계 최초 복제 개 `스너피`와 기여견 사이 유전자 정보가 일란성 쌍둥이보다 유사하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개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333개 유전병을 공유한다. 의생명 분야에서 질병 이해와 치료를 위한 중요한 동물 모델로 꼽힌다. 지난 2005년 서울대 연구팀은 `체세포 복제` 방법으로 복제 개 스너피를 탄생시켜 네이처에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복제동물의 모든 유전자가 100% 일치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테라젠이텍스와 서울대 연구팀은 첨단 유전자 해독기술로 복제 과정에서 태어난 동물이 체세포를 제공한 동물과 거의 동일한 게놈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람에게 유전자 복제라고 할 수 있는 일란성 쌍둥이보다 높은 유사성을 가졌다.

연구는 유전 질병 치료 가능성 뿐 아니라 노화 지표 중 하나인 `염색체 끝 반복서열(텔로미어)` 길이도 유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스너피는 텔로미어가 짧아져 생기는 비정상적 노화가 발생하지 않았다.

장구 서울대 교수는 “복제 개는 사람과 유사한 환경에서 생활을 공유하고, 세포를 제공한 개와는 서로 다른 환경과 나이를 갖고 살아간다”며 “인간과 동물을 둘러싼 환경 요인이 질병 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간 질병 연구 모델로 활용가치가 높다”며 “복제 개 게놈 발표가 의생명 분야의 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화 테라젠이텍스 연구소장은 “우리나라에서 첨단 게놈 기술이 산업적으로 연구개발되는 것이 시급하다”며 “연구성과는 비교게놈 분석 기술이 실용적으로 활용된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농업진흥청,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리포트 21일자(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