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레노버(Lenovo, 聯想)가 블랙베리 인수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흘러나온 가운데 이에 대한 미국·캐나다의 입장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캐나다 정부측은 과거 레노버의 블랙베리 인수에 수차례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한바 있어 이번에도 난관이 예상된다.
중국 매체 환치우스바오(環球時報)는 2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를 인용해 레노버가 블랙베리 인수 계약을 성사시킬 경우 캐나다 정부의 엄격한 심사절차가 또 다른 과제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레노버는 현재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체는 레노버가 인수를 확정짓기 위해서는 캐나다 정부가 제시하는 여러 조건을 보장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현재 레노버, 블랙베리, 캐나다 정부측의 공식적인 입장은 전해지지 않았다.
단, 최근 캐나다 총리 스티븐 하퍼(Stephen Harper)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만일 외국 자본이 블랙베리를 인수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캐나다 정부는 국가 안전 보장을 위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레노버의 진입 장벽이 높을 것임을 암시했다.
캐나다가 레노버의 진입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는 블랙베리가 갖고 있는 통신장비 관련 특허가 외국으로 유출되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에서도 중국 견제를 위해 화웨이나 ZTE 등 중국 통신 장비 업체의 진입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캐나다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외국기업의 캐나다 진입 사례에서 확인된 것과 같이 캐나다 측이 표면적으로 원하는 조건은 3가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직원들의 일자리 보장, 연구개발 내용 명시, 캐나다 증시 상장이 바로 그 것이다.
실제 지난 2월 말 중국 국영 석유기업 CNOOC(중국해양석유총공사)가 캐나다 석유기업인 넥센(Nexen)사를 151억 달러에 인수했을 때도 이같은 조건이 포함됐다. 결국 CNOOC는 캘커리에 영업본부를 설치했고 넥센사의 임직원을 그대로 고용했으며 토론토 증시에 상장했다. 따라서 레노버도 이같은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레노버가 블랙베리를 인수할 경우 점유율이 7%까지 상승해 삼성·애플에 이어 3위로 도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계약을 통해 레노버가 미국으로 시장을 넓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제품 판매가 중국 시장에 집중돼 있는 레노버로서는 이번 거래가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에 대한 미국·캐나다 정부의 태도변화가 관건이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트렌드팀
차재서기자 jsch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