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KAIST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는 기초과학연구원(IBS)과 한국연구재단 간 사업 영향성과 중단과제 관리,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호화 이사회 개최 등이 중점 거론됐다. 또 지난해 대체로 적대감을 드러냈던 KAIST에 대해서는 의원들 대부분이 사기진작을 위한 우호적인 입장으로 돌아서 관심을 끌었다.
첫 질문자로 나선 이상민 의원(민주당)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 시설인 중이온가속기를 건설할 전문인력이 계획된 소요인력의 3분의 1도 채우지 못해 차질이 예상된다”며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의 대책을 따져 물었다.
오 원장은 이에 대해 “가속기 인력 부족으로 중이온가속기 건설에 일부 지장이 있다”고 인정했다. 또 과학벨트 내 IBS의 엑스포과학공원 이전과 관련 긍정적인 효과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IBS가 당초 설립목적인 순수 기초과학연구보다 응용원천기술 부문에 더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문종 의원(새누리당)은 국가연구개발과제 중도해약건을 거론했다.
홍 의원은 “지난 3년간 723건이 해약됐고, 총 2252억원의 사업비 가운데 224억원만 환수됐다”며 “이 가운데 47건만 타사업 참여제한 제재조치를 받았다”고 솜방망이 처벌을 질타했다.
홍 의원은 솜방망이 처벌에 대해 `먹튀 5종 종합선물세트`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또 KAIST 시설 노후화를 우호적인 입장에서 지적하는 목소리도 냈다. 강성모 총장이 외부에서 펀딩해와 학생 및 교수 창업도 지원하고 노후 시설도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권은희 의원과 조해진 의원(이상 새누리당), 최민희 의원(민주당) 등도 KAIST 입장에서 조언하는 수준으로 국감을 진행했다.
권 의원은 연구중심대학으로 KAIST만의 창조지수 발굴을 주문했다.
졸업생의 타 전공분야 진출에 대해 강성모 KAIST 총장은 “기업의 처우가 문제가 있다고 한다”며 “학생진로상담 등을 통해 해결하려 한다”고 답했다.
최민희 의원은 KAIST 내에는 화학물질이나 인화물질을 취급하는 실험실은 재해 예방이 중요한데, 대전북부소방서와 KAIST간 소방훈련실시나 교직원-학생-소방관 등이 참여하는 안전관리협의체 구성을 통해 2014년 KAIST 실험실사고 제로 원년 선포를 제안했다.
조해진 의원은 “눈에 띄는 공사판이 없는 것 같다. 투자가 정체돼 있는 것 아니냐”며 “시설 노후화로 비가 샌다고 하는데, 신경써달라. 또 대덕 KAIST가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탠퍼드대학 역할을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유성엽 의원(민주당)은 KAIST 반도체 설계센터 내 12명의 비정규직 문제를 거론했다.
이에 대해 강성모 총장은 “오는 2018년까지 연구직 45명, 비정규직 45명으로 처우개선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권은희 의원(새누리당)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사업 수도권 편중을 따졌다.
권 의원은 “연구재단이 중견·리더연구자지원 사업이 수도권에 편중됐다”며 “지난 3년간 중견연구지원사업은 수도권이 60%가량, 비수도권이 40%전후, 리더연구자 지원사업 창의연구부문은 수도권이 65%가량, 비수도권이 35%”라고 지적했다.
최원식 의원(민주당)은 과학창의재단과 삼성물산이 교육기부 서비스 MOU를 교환한뒤 영리활동에 이를 이용했다고 시정을 요구했다.
김을동 의원(새누리당)의 국가과학자 사업 5명이 중도에 IBS로 옮긴 먹튀논란과 관련해 이걸우 한국연구재단 사무총장은 “더 나은 연구성과 위해 부름 받은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과제는 마무리하고 떠나는게 도리 아니냐”고 강하게 질책하며 대안을 요구했다.
민병주 의원(새누리당)은 과학벨트 사업지연이 선진국과의 싸움에서 결국 패하는 것이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오세정 IBS 원장은 “가속기는 외국과 경쟁사업인데, 본원 착공 늦어져 우려스럽다”고 짧게 대답했다.
지난 21일에 이어 오늘도 모두 13건의 무더기 자료를 내놓은 이상일 의원(새누리당)은 한국연구재단을 대상으로 전문경력인사 초빙활용지원 제도를 따져 물었다.
남경필 의원(새누리당)은 “연구단장 1명이 100억원을 책임지는 것은 우려스럽다”며 “매니징 디렉터를 선정해 독일 막스플랑크처럼 CO-디렉터 제도를 두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오세정 IBS 원장은 “막스플랑크의 매니징 디렉터 제도 도입을 검토중”이라고 답했다.
임수경 의원(민주당)과 박영아 KISTEP 원장 간 이사회 속기록 공개 여부를 두고 논란도 이어졌다.
임 의원은 “여덟차례 이사회 회의에 속기료까지 지출됐고, 보좌관이 점심시간에 출력까지 하고 있다고 했는데 2시간이 넘어서까지 자료 제출을 하지 않아 질문을 못하겠다”고 발언하며 논란이 생겼다.
박영아 KISTEP 원장은 “회의를 요약한 의사록은 있지만, 속기록은 보조자료 일뿐”이라며 “그 자료는 이사장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 시간을 달라”고 발언했다.
임 의원이 KISTEP 이사로 등재돼 있는 이상목 차관을 끌어들여 답변을 요구하자 이 차관은 “회의 참여는 했지만, 내용에 대해선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로 예봉을 피해갔다.
임 의원은 추가 질문을 통해 “KISTEP이 2012년 이후 여덟차례 회의에만 6000만원 넘게 썼다”며 “모두 강남 특급호텔서 개최돼 1인당 식사비만 30만원씩 지출”했다고 질책했다.
한편 국감 진행도중 한선교 미방위위원장은 “연구특성화 대학들이 연합해 국감에 참여하고 성과 전시하는 모습보니 이게 창조경제라는 생각이 든다”며 “내년엔 큰 예산을 만들어 해보자”고 제안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