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유롭게 편집할 수 있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서 전례 없는 편집 조작 정황이 포착돼 위키미디어재단이 조사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위키피디아를 설립한 비영리단체 위키미디어재단은 백과사전에 등재된 특정 단체와 상품 정보 편집 과정에서 누군가가 조직적으로 글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나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위키피디아 조사단에 따르면 수백 개 계정이 가짜 아이디를 뜻하는 `삭 퍼핏(sock puppet)`으로 사용됐다. 위키피디아 공식 편집진은 이번 일과 관련된 계정 250여 개를 차단하고 조작된 항목 수십 개를 확인했다. 문제가 된 항목들은 기업가부터 닷컴기업까지 다양한 주제에 걸쳐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 가드너 위키미디어재단 사무총장은 “이 정도 범위와 규모의 조작은 지금까지 위키피디아에서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문제의 항목이 집단으로 고용된 필자들에 의해 작성됐으며, 이들이 위키피디아 대화방에서는 따로 의견을 나누지 않은 채 공동 작업을 벌였다고 전했다.
한편, 인터넷 관련 주제를 다루는 온라인신문 데일리닷(Daily Dot)은 `위키-PR`이라는 홍보업체가 이번 사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위키-PR의 조던 프렌치 최고경영자(CEO)는 “자사는 고객들이 위키피디아 규정을 따를 수 있도록 돕는 조사 및 대필업체라면서 자신들은 규정을 위반한 적이 결코 없다”고 주장했다. 위키피디아 측은 이 업체가 실제 관련이 있는지 언급하지 않았다.
2001년 첫 선을 보인 위키피디아는 200여개 언어로 제작되고 있으며 2002년 10월부터는 한국어판도 나왔다. 일각에선 누구에게나 편집권을 주는 특성으로 내용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