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페이스북 "테러나 포르노 콘텐츠는 표현의 자유 대상이 아니다"

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에 비교적 관대한 입장을 보였던 서구 사회가 연이어 강경 자세로 선회했다. 인터넷의 부적절한 콘텐츠 수위가 도를 넘어 공공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판단이다.

23일 비즈니스위크 등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앞으로 자사 플랫폼에 올라오는 사진 및 동영상 콘텐츠 중에 폭력, 음란 등 사용자들의 정신과 이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는 콘텐츠를 예고 없이 삭제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또 부적절한 콘텐츠를 올리지 말라는 경고를 담은 광고를 제작해 전 사용자가 보도록 띄울 예정이다. 이 회사는 시범적으로 `폭력을 찬양하라`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삭제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동영상의 영향으로 오프라인에서 공공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판단되면 제재 수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이 지적한 콘텐츠는 테러를 일으키는 방법을 알려주는 동영상이나 변태적 포르노 등을 말한다. 이 발표는 미국 경찰과 공조해 결정됐다고 알려졌다.

이는 최근 서구 사회에 부는 부적절한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강경 무드와 맥을 같이 한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선봉장이다. 캐머런 총리는 최근 “부적절한 콘텐츠에 아무 경고도 주지 않는 페이스북은 매우 무책임한 미국 사이트”라고 비난하며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의 걱정을 덜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구글도 인터넷에서 아동 포르노의 뿌리를 뽑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자사 콘텐츠 분류 기술을 활용해 전 세계 인터넷에 존재하는 포르노 콘텐츠 전체를 곧바로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모든 정보가 검색으로 연결되게 하겠다`는 구글의 기조 대신 영향력있는 IT기업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택한 셈이다.

표현의 자유를 완전히 보장하는 것으로 유명한 러시아에서는 최근 아동에게 유해한 정보가 실려있는 사이트를 블랙리스트로 분류해 사전 권고 없이 폐쇄시키는 법안이 통과시켰다. 러시아 시민단체 등은 정부가 모든 인터넷 콘텐츠를 검열하려 한다며 비판했지만 현재 법안은 시행되고 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