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스토, 아시아 자동화 시장 정조준... 한국법인 역할도 커진다

지난 국제공항에서 한적한 도로를 따라 차로 30분 정도 이동하니 훼스토 공장 건물에 다다랐다. 말끔한 은회색 건물에 푸른색 회사 간판이 눈에 띈다. 독일 기업답게 화려함보다는 내실을 선택한 듯하다. 입구부터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를 풍긴다.

훼스토, 아시아 자동화 시장 정조준... 한국법인 역할도 커진다

훼스토, 아시아 자동화 시장 정조준... 한국법인 역할도 커진다

홍 초우 훼스토차이나 생산총괄 매니저는 “지난은 공자·맹자·손자 등 역사적 인물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산동성의 거점 도시”라며 “지금은 톈진·시안과 함께 첨단 산업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훼스토는 독일을 대표하는 히든 챔피언 중 하나로 꼽힌다. 자동화 솔루션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앞세워 세계 30만개 이상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22억4000만유로의 매출을 기록했다. 1만6200명의 직원이 세계 176개 국가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은 훼스토가 아시아 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생산 및 물류 거점으로 육성하는 곳이다. 2007년 현지 기업을 인수해 지역 거점을 마련했고, 2011년에는 투자 규모를 늘려 생산·물류 중심지로 재편했다.

훼스토는 23일 지난에서 세계 주요 매체를 대상으로 차세대 공정 기술 및 향후 사업 전략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행사를 아시아에서 개최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 등 아시아 시장 비중이 커지면서 한국 법인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 3월 훼스토는 서울에 애플리케이션 센터를 설립했다. 훼스토코리아의 연구개발(R&D) 역량을 끌어올려 한국 전자산업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중국 진출을 후방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데스먼드 테오 아시아태평양 지역총괄은 “현재 IT·전자산업의 중심지는 한국”이라며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 공정이 한국에서 중국기업으로 확산되면 우리에게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훼스토는 전자·자동차·식음료 등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미래 먹거리는 에너지, 의료 서비스, 물·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에서 찾고 있다. 매년 매출의 7%를 R&D에 투입하고 있으며, 1.5%는 직원 교육 및 훈련에 투자한다.


제이제이 첸 훼스토차이나 선임 총괄매니저는 “앞으로는 독자적인 연구보다 고객사 등 여러 주체와 협력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세계 주요 대학과 공동 R&D를 추진하는 등 시장 트렌드 변화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