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으로 소비 지출이 줄어들면서 9월 신용카드 사용 금액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신용카드 승인액은 사상 첫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보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소비 패턴도 체크카드로 옮겨가고 있어, 신용카드 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평균 10%대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던 신용카드 승인액은 올 3분기 들어서며 연속 한자리수 증가율에 그치더니 여신협회가 카드 통계를 산출한 이래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월 카드승인 금액은 46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급락해 역대 최저치인 1.0%(4618억원)를 기록했다. 7∼8월 카드 승인금액 증가율이 7%인 것을 감안하면 카드업계로선 재앙 수준이다. 영업일수 감소에 따른 증가율 둔화를 감안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카드 사용을 줄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승인금액 증가율은 -1.7%. 카드 통계 산출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향후 카드 승인금액 회복도 불투명해졌다. 9월 카드 종류별 승인금액은 신용카드 37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38조5000억원보다 오히려 줄었다. 체크카드는 8조3000억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평균 결제금액은 신용카드가 6만2610원, 체크카드 2만7319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0.7%, -13.9% 감소했다.
3분기 카드 승인금액은 138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6조8000억원) 증가했다. 2분기(4.1%)대비 소폭 회복됐지만 지난해 증가율(13.5%)과 비교해서는 반토막났다. 업종별로는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일반 음식점이 10.2% 증가율을 기록했고, 국산 신차판매 업종도 10.1%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주유소 업종은 0.1%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상위 10대 업종의 카드 승인 금액은 74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고, 전체 카드 승인금액의 54.1%를 차지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합리적 소비 경향이 강해지면서 체크카드의 사용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생활밀접 업종에서 체크카드(28.1%)와 신용카드(-5.6%) 증가율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체크카드 승인금액 증가율은 거의 모든 업종에서 증가했지만 신용카드 승인금액 증가율은 슈퍼마켓 -1.5%, 의류점 -0.3%, 학원 -8.5%, 화장품 -15.2% 등 대부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향후 카드승인금액 회복세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신용카드 중심의 사용 패턴이 점차 체크카드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표] 카드 종류별 증감률 자료-여신금융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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