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무선충전 선두주자` 김현준 에스피에스 대표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가장 불편한 건 배터리다. 저장용량이 작아 수시로 충전하는 것도 고역이지만 충전 케이블과 잭을 찾고 연결하는 일도 여간 번거롭지 않다. 이를 파고든 게 무선충전 기술이다. 아이디어는 이미 1890년대에 나왔고 2000년 중반부터 상용화를 위한 잰걸음을 시작했다. 김현준 에스피에스 대표(52)는 `토종` 무선충전 분야의 숨은 강자다. 자체적으로 단말 장치를 개발해 `맥컨(Magconn)`이라는 브랜드로 국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미래인]`무선충전 선두주자` 김현준 에스피에스 대표

김 대표는 “출발이 좋다”며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불과 3~4년전만 해도 무선충전 장치는 얼리어답터가 사용하는 신기한 물건이었습니다. 지금은 일반인도 제품을 찾고 만족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졌습니다. 모두 편리함 때문입니다. 충전용 거치대에 올려놓으면 저절로 충전이 되니 기존 케이블 방식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간편합니다.”

김 대표는 무선충전 개발 역사와 많은 장점에도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한 배경을 기술 완성도에서 찾았다. “충전 위치가 정확히 맞지 않으면 제대로 충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충전 효율도 떨어져 충전 속도가 느렸던 게 사실입니다. 거기에 발열 문제는 전자파 위해성과 맞물려 불안감을 주었습니다.”

에스피에스가 선보인 맥컨은 이를 해결했다. `마그네틱 커넥터` 약자인 맥컨은 에스피에스가 자체 기술력으로 내놓은 무선충전 장치다. 디자인을 확 바꿔 충전 단자에 충전 케이블을 꽂았다가 빼거나 커넥터 방향을 맞춰야 하는 수고를 덜었다. 어두운 밤에도 충전패드에 스마트폰을 올려놓기만 하면 그만이다.

무엇보다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김 대표는 “시중에 나온 무선충전 방식은 유선보다 30% 정도의 전력 손실이 발생해 충전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다”며 “맥컨은 전력 손실이 없어 충전시간이 일반 유선과 같다”고 강조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모든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토종 무선충전 분야 대표 주자로 꼽는 이유다. 김 대표는 LG화학에서 엔지니어로 출발했다. 이후 새한 미국법인에서 대표를 지내 기술과 영업을 두루 아는 `양수겸장` CEO다. 2000년 회사를 설립하고 배터리 분야 한 우물만 고집했다. HP·델 등 주로 PC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OEM) 형태로 제품을 공급했다. 수출에 주력해 500억 수출 탑을 수상한 유망 벤처 기업이다.

맥컨은 김 대표의 첫 소비자 겨냥 제품이다. 기업(B2B)시장에 집중하다가 처음으로 일반(B2C)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기술과 수요에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 제품 개발에 착수하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직접 시장에서 뛰다보니 좀 다른 측면에서 기술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연구소에 있을 때는 기술만 좋으면 팔릴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직접 비즈니스를 해 보니 팔리는 기술은 따로 있었습니다. 무선 충전이 그런 기술이었습니다. 시장은 반드시 열릴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예상은 적중했다. IMS리서치에 따르면 무선충전 시장은 올해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70% 성장률을 낙관하고 있다. 덩달아 김 대표도 분주해졌다. B2B와 B2C는 제품과 시장, 판매 방법 등 모든 면에서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채널 개척에서 유통망 확보, 광고와 프로모션, 마케팅 기획까지 모든 걸 다시 배워가고 있다. 다행히 반응은 나쁘지 않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희소식이 들려 왔다.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2013`이 첫 무대였는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작은 벤처기업이지만 미국 주요 유통점에 판매 채널을 확보했다. `Magnetyze`이란 이름으로 미국 시장에 연착륙했다. 김 대표는 “맥컨을 시작으로 앞으로 시장을 선도할 다양한 무선충전 기반 혁신 제품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