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인증 서비스는 일자리 창출형 고부가가치 산업이지만 그간 사회적 관심은 낮았다. 올 들어서는 원전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이 터지면서 엉뚱한 방향으로 시선이 쏠리기도 했다.
시험인증은 산업 경쟁력을 담보하는 동시에 안전·환경·보건 등 국민 행복의 바탕이 되는 인프라 산업이다. 원전 불량부품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시험인증에서 단추를 잘못 끼우면 그 여파는 사회 전반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시험인증 산업은 이공계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일자리 창출 효과는 이미 입증됐다. 국내 시험인증기관 종업원 수는 지난 2010년 4만3938명에서 지난해 4만7889명으로 연 평균 4.4% 증가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등 7대 시험인증기관의 연 평균 증가율은 이보다 높은 5.9%다. 정부 산하기관인 KTL은 인력을 늘리고 싶어도 공공기관 규정에 묶여 정규직을 충원하지 못할 정도다.
성숙기에 접어들면 성장률이 둔화되는 타 산업과 달리 신장세도 꾸준하다. 지난해 해외 시장조사 업체들이 전망한 바에 따르면 세계 시험인증 시장은 오는 2015년까지 연 평균 5.2%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제조업의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전기차·의료기기 등 새로운 분야의 시험인증 산업이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와 기술규제 강화 등에 따라 시험인증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은 세계무역기구(WTO) 예외 규정인 안전·건강·환경 등을 이유로 기술규제를 통한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다. WTO 회원국이 기술규제 신설·개정을 알리는 통보문은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외 시험인증 기준 변화에 적시에 대응하지 못하면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우리 수출기업의 원활한 사업 전개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도 국내 시험인증 산업 역량 강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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