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한국중부발전과 두산중공업은 1GW급 발전소인 신보령 1·2호기의 터빈과 보일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오랜 기간의 노력 끝에 거둔 성과다.
우리나라가 1GW 석탄화력발전소 핵심기술 보유국으로 올라섰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1GW 주기기 개발은 단순히 원전에 버금가는 석탄화력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을 넘어 해외 발전플랜트 입찰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동등한 무기를 확보한 셈이다.
![[기자수첩]1GW 석탄화력 시대](https://img.etnews.com/photonews/1310/489876_20131025155251_024_0001.jpg)
세계 석탄화력 플랜트 시장은 500㎿를 넘어 1GW 경쟁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초고압과 고온으로 발전효율을 극대화한 극초임계압 방식은 오염물질 배출도 적어 여러 나라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발전 용지가 적은 우리나라도 다수의 1GW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진행 중이다.
원래 이 시장은 미국과 일본이 주도해왔다. 이미 국내 발전소에도 일본 기업의 주기기를 도입하고 있는 현실이 이를 방증한다.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이 자국 내 수주실적을 앞세워 동남아·중동 시장을 공격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출발점에 섰다. 발전플랜트 사업이 가져오는 산업 부양 및 일자리 창출 효과를 생각하면 국가적 차원에서 1GW 국산기술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발전사와 건설사가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컨소시엄을 구성해 관련 기술을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기술 개발 후 실제 발전소 도입 관련 계약조건을 두고 2년에 가까운 줄다리기를 하며 이끌어낸 값진 상용화 성과인 만큼 앞으로의 성장을 위한 애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더 나아가 다른 발전플랜트 설비 국산화로도 이어져야 한다. 북미 셰일가스 개발로 가스복합화력 가능성을 높게 치고 있지만 아직 국내는 이렇다 할 가스터빈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발전플랜트 시장 진출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 중이지만 아직 가스복합화력 핵심기술 확보와 같은 숙제가 많이 남아 있다.
흔히 `정책은 기술보다 느리다`고 말한다. 하지만 발전플랜트와 같은 대규모 설치 산업은 정책이 뒷받침해 주지 않으면 기술도 진화하지 못한다. 중부발전과 두산중공업의 1GW 석탄화력 주기기 상용화 성과가 향후 국내 발전플랜트 기술 국산화에 주는 의미와 시사점을 되새겨봐야 할 때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