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451>삶을 연구하는 방법, 질문의 그물을 던지다

삶을 연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질문의 그물을 던지는 것이다. 누가 어떤 질문의 그물을 삶의 바다에 던지느냐에 따라 그물에 걸리는 답은 천차만별일 것이다. 질문의 그물에 비슷한 답이 걸려오는 이유는 내가 던진 질문이 너무나 틀에 박힌 상식적인 질문이기 때문이다. 상식의 그물을 던지면 상식만 따라온다. 정상적인 사람들의 생각에 머무는 질문의 그물을 던지면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틀에 박힌 답이 걸려든다. 세상의 통념에 머무는 질문을 던지면 고정관념이나 타성에 젖은 그저 그런 답이 걸려든다.

상식에 시비를 거는 몰상식한 질문, 정상에 시비를 거는 비정상적인 질문, 통념을 깨는 통렬한 질문의 그물을 던져야 누구나 건질 수 없는 색다른 답을 찾을 수 있다.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꿈의 목록을 지칭하는 버킷 리스트도 어떤 질문의 그물을 던지느냐에 따라 다른 꿈의 목록이 부각될 수 있다. 버킷 리스트는 내 안의 욕망의 바다에 질문 그물을 던져 내 인생에서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과정과 흡사하다. 보통 정말 무엇이 하고 싶은지를 모르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하루하루 해야 되는 일에 파묻혀 살다보면 진정 내가 하면 잘 할 수 있는 것, 내가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한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살아갈 경우가 많다. 하고 싶지만 잘 할 수 없는 것일수록 미련을 지워버리기 어렵다. 하고 싶지만 나의 재능이 살아 숨 쉬지 않는 분야를 포기하지 못하는 인간의 집착이 결국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다. 그런 분야일수록 한 분야의 위업을 달성하겠다는 마음가짐보다는 그저 즐길 수 있는 취미로 생각한다면 더 없이 행복해질 수 있다.

인간의 행복은 내가 하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평생 동안 즐겁고 신나게 놀면서 살아가는데 있다. 이런 사람에게 일은 놀이다. 수단과 목적이 구분되지 않는다. 그저 그 일이 좋아서 누가 뭐라고 해도 거기에 파묻혀 살아간다. 거기에 우여곡절과 파란만장함이 있다고 해도 그 자체가 내 삶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