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이승준 에어플러그 부사장

KT미디어허브가 채택한 에어플러그의 `ABC(Always Best Connect)` 솔루션은 와이파이와 3세대(3G), 4세대(4G) 이동통신망을 결합해 망 효율을 높인다.

KT미디어허브는 모바일 IPTV 서비스인 `올레tv모바일`에 적용했다. 소프트웨어 방식 이종망 결합기술을 최초로 상용화한 것이다. 끊김없는 모바일 TV 시청은 물론이고 데이터 소모량을 8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이사람]이승준 에어플러그 부사장

에어플러그는 2년여 개발기간을 거쳐 솔루션을 완성했다. 이승준 부사장(CTO)이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이 부사장은 에어플러그가 두 번째 창업이다. SK텔레콤에 근무하던 2000년대 초 비디오스트리밍 기술을 개발하는 엠큐브웍스를 세웠다.

이 부사장은 “모바일 관련 시장이 태동하던 시기로 언젠가 비디오 스트리밍 관련 기술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며 “PDA폰 등에 주문형비디오(VoD)를 재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코덱 등을 개발해 통신사에 공급했다”고 회상했다.

이 부사장과 창업자가 개발한 솔루션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지는 않았지만 반도체, 통신사 등에서 미래 기술로 평가했다. 2006년 코어로직에 회사를 매각한 후 잠시 공백기를 가진 그는 무선망 전송기술로 눈을 돌렸다.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때였다. 네트워크와 콘텐츠가 무한확장 기로에 들어섰다고 판단했다. “와이파이와 캐리어(이동통신망)를 묶을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다면 승산이 있다.”

2010년 실리콘밸리에서 투자를 받아 다시 창업에 나섰다. 에어플러그의 시작이었다. 이 부사장은 이종망 결합기술에 매진했다. 하드웨어 장비가 아닌 소프트웨어만으로 구현하겠다는 목표였다. 사용자 편의를 위해 별도 설정 없이도 와이파이와 이동통신망을 지능적으로 선택하거나 결합할수 있도록 했다.

기술이 상용 수준까지 개발되자 통신사에서 다시 관심을 보였다. 처음에는 오프로딩(분산) 용도로만 검토했지만 비디오 스트리밍 등 콘텐츠 서비스에도 당장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KT미디어허브와 진행한 필드테스트 결과는 놀라웠다. 와이파이가 제대로 설치된 루트에서 최대 80%까지 데이터 절감효과를 기록한 것이다. 끊김 현상도 현저히 줄었다.

이 부사장은 “우리나라처럼 와이파이 보급 범위는 넓으나 성능 변화가 많은 곳에서 효과적”이라며 “어려운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ABC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에어플러그의 다음 목표는 해외진출이다. 이미 일본, 유럽, 북미 유력 통신사들과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 부사장은 예비 창업자에게 “두 번의 창업 경험에서 `동료`를 얻었다”며 “쉽게 지칠 수 있는 만큼 곁에 든든한 파트너를 두는 것이 벤처 성공으로 가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조언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