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다채널서비스(MMS)가 이르면 연내 본격화된다.
KBS와 EBS, MBC, SBS 등 지상파방송사는 최근 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와 MMS 실험방송을 위한 협의를 마치고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11월 지상파방송사는 물론이고 가전업체와 협의해 어떤 기술 방식을 사용할지 시나리오를 확정할 것”이라며 “이르면 연내, 늦어도 1월에는 실험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이에 앞서 지상파 MMS 실험방송 추진반을 구성해 지상파방송 4사와 삼성전자·LG전자 등 4개 가전업체와 첫 회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상파 MMS 실험방송을 위해 주파수를 할당할 예정이다. 지상파방송 4사는 최장 3개월간 할당된 주파수를 이용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종합편성채널 등 유료방송사업자들을 자극해 적지 않은 반발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들은 “취약한 유료방송의 존립 기반을 더욱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지상파 MMS가 공공성·공익성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유료방송과는 분명한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MMS가 자칫 방송 시장의 새 뇌관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상파 4사는 MMS 실험방송에서 HD급 채널을 운용할 예정이다.
지상파방송사 관계자는 “현재 HD로 송출되는 지상파방송의 화질에 익숙해진 시청자가 SD급을 원하지 않고, 화질이 역행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에도 맞지 않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상파방송사는 방통위가 HD급 MMS 실험방송을 허용하면 EBS는 MPEG-2 기술을, 나머지 지상파 3사는 MPEG-4 압축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실험방송이 시작되면 정부 정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MMS 종합정책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검토할 사항이 많지만 방송법 시행령과 법률을 개정해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래부 관계자도 “MMS 실험방송은 정책 도입 이전에 기술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와 우려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실상 지상파 MMS 상용화를 기정사실화했다.
지상파방송 4사가 동시에 MMS 실험방송을 개시하면 지상파의 광고 독점을 비롯해 공공성 논란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