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환경의 주도권이 구글·애플 등 운용체계(OS)와 앱 유통 플랫폼을 장악한 소수 글로벌 기업에 넘어가면서, 데이터 측면에서도 다른 인터넷 기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을 손에 쥔 1~2개 기업이 허락하지 않는 데이터나 정보는 도통 알기 힘들게 됐기 때문이다. 애플이 사용 행태를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앱을 승인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이다. 아이폰 사용자를 포함한 전체적인 모바일 인터넷 사용 데이터를 파악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안드로이드 OS는 애플보다는 데이터 확보 시도를 할 여지가 많지만, 여전히 앱 활동 관련 정보를 파악하는데 제약이 많다. 앱 활동 정보를 함부로 들여다볼 수 없도록 보안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결국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와 같은 OS별로 조사 대상이 파편화되고 모바일 앱과 모바일 웹으로도 사용이 갈리면서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 조사를 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소수 글로벌 기업의 모바일 플랫폼 위에서 앱을 개발하고 운영해야 하는 다른 인터넷 기업들은 시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어 답답할 수 밖에 없다. PC 유선 인터넷 시기에는 OS나 브라우저 사용 환경이 마이크로소프트 등 특정 회사 제품 중심이었고, 사용자 PC에 프로그램도 비교적 쉽게 설치할 수 있었다.
반면 스마트폰 환경에서는 OS와 플랫폼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과 대다수 다른 기업의 정보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애플과 구글은 앱 사용 데이터를 자사 다른 서비스에 적용해 더 사용자 친화적 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인터넷과 관련된 시장 정보가 극히 제한적이다 보니, 애플과 구글의 횡포라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모바일 웹은 데이터를 조사하기가 상대적으로 더 낫지만, 현재 스마트폰에서는 웹보다는 앱이 많이 쓰인다. 화면이 작고 하드웨어 성능이 제한적인 모바일 환경에서는 각 기기에 최적화된 성능을 보이는 앱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주요 모바일 시장조사에서도 앱과 웹의 선호도나 사용 시간 분포는 대략 8:2 비율로 앱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웹과 앱을 결합한 HTML5 기반 하이브리드 앱도 관심을 모으지만 아직 주류는 되지 못 했다.
소수 OS가 시장을 과점한 상황에서는 개발사가 범용적인 웹보다는 개별 OS에 최적화된 앱 개발에 신경 쓸 가능성이 크다. 최근 앱은 아예 인터넷 브라우저 기능을 포함하는 경우도 많다. 타이젠이나 파이어폭스 등 모바일 OS가 다변화되면, 모바일 웹에 대한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