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을 숫자와 글자가 아닌 자연 속에서 뛰놀게 하라.`
프뢰벨의 말이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 중에 맘 놓고 자연에서 뛰노는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도시의 시멘트 문화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아토피는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에게 육체적인 아토피만 있을까. 도시의 살벌한 풍경 속에 나날이 정신적 아토피로 내몰리고 있는 아이들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현실이다. 그래서 요즘 `산촌 유학`에 대한 관심이 높다. 산촌 유학에 관한 전자책 `도시 아이들의 행복한 시골살이 산촌유학`이 출간됐다.
승자 독식 정글인 사회에서 쓴맛, 단맛을 다 본 부모들이 자신들이 한 고생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 때 가장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자식에게서 오늘의 삶을 빼앗는 것이다. 부모들은 자식의 내일을 위한다며 바로 지금 이 순간을 담보 잡고 자식들을 경쟁에 내몬다. 그 결과 일부는 일찍이 영어권 국가로 조기유학을 떠나고 일부는 밤낮없이 학원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이미 30년 전부터 모든 초등학생들은 반드시 일주일간 농촌에서 지내야 한다는 규정이 문부성과 농무성에 의해 만들어졌다. 농촌의 원시적 생명력을 누려야 올바른 인간이 된다는 취지의 정책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제도적 움직임까지는 없지만 대안교육을 고민하는 학부모와 교육자를 중심으로 산촌 유학이 발전 중이다.
`산촌유학`은 경상북도 금당실의 용문초등학교로 유학 간 도시 아이들의 시골생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은이 부부는 전교생 66명의 미니학교가 돼버린 학교에 전학 와서 도시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체험으로 잃어버린 삶을 되찾는다. 아이들은 생활 속에서 스스로 놀고 공부하는 법,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기다리는 법을 배운다. 또 자연 속에서 만물이 소중하다는 것도 배우고, 명상과 요리, 자연요법도 배우고 가축도 키운다. 소박한 약속을 정하고 관계를 되찾고 저마다 아이다움을 찾으며 용기와 정직도 배워나간다. 그렇게 아이들은 시골살이를 통해 느린 삶, 굽이굽이 이야기가 있는 삶을 맛보게 된다. 특히 이 책의 말미에 실린 산촌유학을 경험한 학부모들의 소감문이나 자연 속에서 제안하는 건강 식단, 지은이 부부가 겪은 산촌유학의 시행착오와 정착 과정은 아이의 미래를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더없이 유용한 참고서가 돼줄 것이다.
이현숙 지음. 가온북스 펴냄. 7200원.
자료: 유페이퍼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