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헌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다원물질융합연구소 박사는 국내 재료공학 전문가 중 한명이다. 1981년 한양대 재료공학과를 시작해 1989년 KIST에 합류했다. 1995년 영국 옥스퍼드 대 재료공학과 박사를 취득했다. 하 박사가 처음 KIST에 입사한 후 열전재료에 대한 연구로 p형 열전재료로는 세계 최고 효율을 내는 재료를 개발해 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법을 발명했다. 박사 취득 이후에는 열전 재료 연구 때 쌓이는 고체 물리 전문성을 계산과학과 접목해 환경 촉매재료개발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주 연구 분야는 대기오염 주범으로 지목 받는 질소산화물을 처리하는 촉매를 개발하는 것이다. 질소산화물은 연료 연소과정에서 생성돼 산성비, 온실 가스를 만든다. 질소 산화물 배출 규제가 엄격해지고 가스 처리환경이 까다로워져 세계적으로 탈질촉매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이 환원제와 함께 촉매가 코팅된 모듈을 통과하면 인체에 무해한 질소와 물로 변환된다.
지금까지 값비싼 텅스텐이나 몰리브덴 같은 희소금속을 다량 첨가한 외국산 촉매를 사용했다. 하 박사는 고가 희소 금속을 사용하는 대신 가격이 저렴한 비전이 금속 조촉매를 사용해 친환경 질소산화물 환원 촉매를 이달 개발했다.
이 촉매는 기존 촉매 보다 30% 이상 원가가 저렴하다. 낮은 온도에서 높은 촉매 활성이 가능해 해외 촉매보다 가격·성능·내구성 등 높은 경쟁력을 확보했다. KIST는 하 박사 연구 성과를 강릉산업과학단지 소재 탈질촉매 전문제조회사 대영씨엔이에 이전했고 포스코와 함께 사용화에 나섰다. 이 촉매 기술을 활용한 포스코 소결로는 올해 말부터 사용될 예정이다.
하 박사는 “연구 설계 과정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극저온과 고온영역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환경 촉매를 개발 중”이라며 “수조원 이상 시장이 기대되는 촉매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 선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