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야심차게 내세웠던 `아시아판 유튜브` 사실상 중단…교육 콘텐츠로 선회

KBS가 ETRI와 손잡고 지난해 야심차게 준비한 아시아판 유튜브인 `아시아 퍼시픽 뷰(이하 아태뷰)`가 사실상 중단됐다. 각국의 전송망 인프라 상황이 달라 당장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태뷰는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에 속한 회원사가 방송 콘텐츠를 주고받는 서비스다. 시범 서비스에는 중국 CCTV, 말레이시아 RTM, 태국 TPT 등 6개 회원국이 참여했다. 2011년 11월 김인규 전 KBS 사장이 ABU 회장에 선출된 후 KBS 주도로 시작됐다.

아태뷰는 ABU의 `아시아 비전`을 확장시킨 모델로도 주목받았다. 아시아 비전은 회원사 27개국이 뉴스를 위성으로 교환한다. 뉴스의 경우 콘텐츠 양이나 용량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위성이 아닌 `인터넷`을 이용하고 각국의 `영상 콘텐츠`로 확장시킨 것이다.

KBS는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ABU 총회에서 아태뷰로 개발된 솔루션과 플랫폼을 시연했다. 각국 콘텐츠를 교환하면서 유통 가능성을 테스트했다. ABU는 회원사별 인프라 환경조사와 아태뷰 플랫폼이 구축됐을 때 무엇으로 사용하고 싶은지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인프라와 수익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방향을 선회했다.

KBS 관계자는 “ABU 사무국에서 내린 결론은 각국 전송망 상황이 달라 CDN만으로 큰 용량의 콘텐츠 전송을 하기 쉽지 않고 위성을 이용하는 등 보완적인 망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프로그램 콘텐츠 유통은 장기 관점으로 가고 현재는 이 플랫폼을 교육 콘텐츠 교류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술적 부분에서 충분히 가능성은 있지만, 콘텐츠를 교류 하는 것은 마케팅, 저작권, 사용할 수 있는 범위를 정하는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TRI 관계자는 “핵심 기술 개발이 끝났지만, 올해 초 과제가 중단돼 더 이상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당시 국내 기업인 솔루션박스의 솔루션으로 시연했지만 KBS에서 비즈니스 케이스를 만들지 못했다”며 “향후 수익구조를 마련할 수 있는 모델이 생기면 지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