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저명인사 50여 명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도·감청 사실을 폭로한 미 중앙정보국(CIA)의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망명을 허용하라고 독일 정부에 촉구했다.
하이너 가이슬러 기독교민주당 전 사무총장 등은 최근 독일 정부에 보낸 청원에서 “스노든의 폭로는 서방 세계에 크게 기여했다”며 “이제 우리가 나서서 그를 도울 차례”라 밝혔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4일 보도했다.
작가인 한스 마그누스 엔젠스베르거도 청원에서 노르웨이가 1935년 러시아 공산당의 탄압을 받던 레온 트로츠키를 받아들인 점을 고려해 노르웨이를 망명지로 추천했다. 청원서에는 배우 다니엘 브륄, 소설가 다니엘 켈만, 페미니스트 활동가인 알리스 슈바르처, 라인하르트 라우발 독일 축구연맹 회장 등 저명인사가 서명했다.
이에 대해 슈피겔은 독일 정부가 미국과 직접적 마찰을 피하고 싶어하며 몇몇 정치인은 스노든을 독일로 초청하려는 시도를 묵살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스노든의 체류를 허용한 러시아는 독일 관계자들의 스노든 면담이 스노든의 자유의사에 달렸다며 개입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NSA 도청 파문으로 불거진 외교 갈등을 범유럽 차원의 정보 보호 장치를 마련하기보다 미국과 독일 양국간 협의로 해결하길 바란다고 독일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차이퉁 일요판은 양국이 내년 초 `스파이 금지`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 보도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