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DNA) 분석 시장이 떠오르면서 IT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유전자 정보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생명과학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 분석, 저장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유전자 정보 관련 빅데이터 분석 전문 업체들이 연이어 설립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개인 유전자 데이터를 관리·분석·저장하는 `바이오데이터웨어하우스(BDW)` 솔루션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인피니바이오`가 설립됐다. 국산 DBMS 업체로 유명한 알티베이스의 CEO였던 김성진 대표가 세운 회사다.
앞서 KT와 삼성도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KT 게놈 클라우드, 삼성게놈닷컴이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마크로젠, 테라젠시스, 디엔에이링크 등이 관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업체들이 이 분야에 집중하는 것은 `시장성` 때문이다. 유전체 분석을 하면 개인별 유전자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카페인을 잘 분해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하는 사람을 구분해 커피 섭취량을 조절할 수 있다. 또 오메가3와 같은 영양제가 자신에게 독이 되는지, 약이 되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도 암 치료를 위해 유전자 분석으로 자신에게 가장 효과적인 `표적항암제`는 무엇인지를 알아내 치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이러한 서비스를 받으려면 1억원이 넘었지만 이제는 기술 발전으로 600만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진료 목적으로만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한 개인의 유전자 데이터양은 적게는 3기가바이트(GB), 많게는 50GB에 달한다. 현재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세계 많은 병원들이 유전체 데이터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전체 데이터는 일반 데이터와 달리 데이터 자체가 워낙 크고 데이터 자장 형태도 다양해 DB를 정규화하기가 힘들다.
김성진 인피비나이오 대표는 “병원에서는 유전자 검사에 필요한 장비 외에도 이들 데이터를 처리,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야 하는 게 급선무”라며 “국내에서도 이 같은 과제에 직면해 있는 병원과 연구소가 많아 앞으로 시장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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