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체된 PC시장에서 레노버의 독주가 이어진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레노버 3분기 실적은 매출 98억달러(약 10조4183억원), 순이익 2억2000만달러(약 2338억원)다.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와 36% 증가했다.
레노버 실적 호조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인기가 한몫했지만 여전히 주축은 PC다. 레노버는 2분기 1410만대 PC를 출하해 시장점유율 17.7%를 기록했다. 엎치락뒤치락하던 HP를 제치고 1위를 굳히는 분위기다.
주목할 점은 라이벌 기업이 모두 PC시장 침체로 허둥대는 동안 레노버 홀로 약진한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레노버에 선두를 내준 HP는 여전히 별다른 반전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고 파산 직전까지 갔던 델은 경쟁은커녕 존속조차 불확실하다. 아시아에서 레노버와 치열하게 경쟁한 에이서는 3분기 순손실 131억 대만달러(약 4732억원)를 내며 최고경영자가 사임했다.
레노버는 다르다. 3분기 매출의 51%가 노트북PC에서 나왔다. 전 세계 노트북PC 출하량이 12% 감소했지만 레노버는 오히려 8% 늘었다. 전 세계 데스크톱 출하량이 1년 만에 6% 줄었지만 레노버는 1% 증가했다. 시장점유율도 2%포인트 상승했다.
중국과 아시아 지역을 벗어나 다양한 국가에서 판매가 늘고 있다. 레노버가 2분기 출하한 PC 중 15%가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으로 향했다. 전년 대비 4.2%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이 지역 12개 국가에서 1위에 올랐다. 북미 지역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늘었다. 세계 3위 PC 시장으로 꼽히는 브라질에서도 선두를 차지했다.
PC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마련한 레노버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눈을 돌린다. 스마트폰은 중국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며 경쟁력을 확인했다. 태블릿PC는 최근 선보인 `요가 태블릿`을 앞세워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시작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