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무형이전(ITT: Intangible Transfer of Technology) 등 전략기술 관리 강화도 시급하다. 바세나르, 오스트레일리아그룹 등 주요 수출통제체제는 수년 전부터 ITT에 관한 매뉴얼을 내놓고 수출 통제 대상을 물품에서 기술로 확대하고 있다.
ITT는 저장매체에 등에 작성된 기술이 인터넷, 전화, 팩스 등을 통해 이전되는 행위와 사람에 의해 이전되는 것을 포함한다. 기술 역시 전략물자 관리 대상에 포함돼 사전 판정·허가 절차를 밟아야 한다.
ITT는 유형의 물자에 비해 실체 확인이 어렵지만 그 파급력은 물자 못지 않게 크다. 산학연 협력 개발이 국제화하는 추세를 띠면서 전략기술 관리 문제는 갈수록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대학 간 국제 협력과 글로벌 산학협력 등에 관한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 우리 정부는 기업에는 자발적으로 전략물자·기술 관리에 동참하는 자율준수프로그램(ICP) 제도를 적용하고 있지만 대학에는 지정 근거가 없어 사실상 사각지대로 놓여있다. 대학 당국도 큰 관심이 없는 상황이다.
대학이 국내외에 기술을 이전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국내 대학에서 수학하는 외국인 유학생이 기술을 습득하는 부분도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2011년 기준 국내 대학원의 유학생은 1만90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이 국내 대학의 연구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기술이 이전될 수 있지만 이렇다할 관리체계는 없다.
대학의 기술개발은 기업과 달리 개별 연구실 단위로 이뤄지고, 학회 세미나 등 해외 교류가 활발해 유형의 물자와는 차별화된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략물자관리원은 대학 전략기술관리체제 구축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전략물자관리원은 지난해 KAIST를 상대로 본격적인 지원 활동에 착수했다. 학내 기술이전 절차에 전략기술 여부 판정 절차를 추가하고 심의 이후에는 수출허가 절차를 밟도록 했다. 학내 전산시스템에서 전략기술에 관한 내용을 보강하고 학내 홍보 활동도 펼쳤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대 한 곳과 추가로 협약을 맺는 등 사업 확산이 더디다. 지원 범위 확대를 비롯한 지속적인 사업 강화가 요구된다. 대학 스스로도 전략물자 관리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