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는 새로움에 대한 도전이고, 정보통신기술(ICT)은 이를 실현하는 무기가 될 것이다. 그간 ICT는 1980년대 TDX, 1990년대 CDMA, 2000년대 초고속망 등 우리 경제를 이끌어 왔다. 이러한 도전과 성취의 이면에는 연구개발(R&D)투자가 자리잡고 있다.
예컨대 KT 주식매각대금을 여러 부처에서 사용하고자 했으나 ICT R&D에 재투자, CDMA를 위시한 많은 성과를 도출한 것이 그 예다. 이러한 R&D 활동은 지금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창조경제의 씨앗이 될 것이다.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성과를 총결산하는 `2013 대한민국 R&D 대전`이 `세상을 바꾸는 R&D`라는 슬로건으로 11월 12일부터 사흘 동안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부가 협업해 개최한다. R&D 사업성과를 망라해 보여주는 자리로, ICT를 비롯한 기초 과학기술, 에너지, 기계, 화학 등 거의 모든 분야 연구개발성과를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번에 전시될 성과물을 보면, 우리나라 대학과 연구소의 연구원이 실로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ICT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열정과 도전 정신으로 연구실에서 새벽까지 불을 밝혀 땀 흘려 노력한 연구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 4위의 특허출원 성과 등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에도 불구하고 개발된 기술이 실질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진 사례가 많지 않다는 것은 정부와 연구계가 뼈아프게 반성할 대목이다.
지난해 정부지원금 대비 ICT 분야 R&D 투자생산성은 3.4%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미국의 R&D 투자생산성 6.5%와 비교할 때 아직 할 일이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기술이전이 원활치 않다 보니 R&D 성과로 확보된 특허도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다. 특허청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대학과 정부출연연구소가 보유한 특허의 70%가 휴면상태로 캐비닛 속에 보관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주요 대학의 휴면특허 비율이 35% 수준이라고 하니,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R&D 성과를 시장성이 있는 제품으로 상용화하기 위해 기술이전과 사업화 노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R&D 투자비용을 절반으로 줄여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이유에서 미래창조과학부는 향후 5년간 추진할 `ICT R&D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면서 기술상용화율은 35%로, 투자생산성은 7%로 목표를 상향 설정하고 범부처, 민간 등과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이를 전담할 전담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2012년 대비 두 배에 달하는 목표로 기업의 경제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 수요자 중심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일 것이다.
이외에도 정부예산과 연구원의 땀방울로 탄생한 기술이 기업의 손을 거쳐 궁극적으로 시장에서 그 가치를 입증할 수 있도록 기술사업화를 위한 투자확대와 제도개선에 발 벗고 나서고자 한다.
아울러 대학과 민간연구소도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미래부의 노력에 힘을 보태주길 기대하며 정부예산과 연구원의 땀으로 탄생한 기술들이 수요기업들에게 원활하게 이전돼 신산업 창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 미래창조과학부는 우리나라가 ICT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R&D를 통한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ICT가 모든 산업과 융합되며 산소와 같은 생활필수품이 됐으므로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한 사회문화적 대책도 함께 강구해 나가겠다.
강성주 미래창조과학부 융합정책관 sjkang@msip.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