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자에게 원격의료 서비스를 병행 제공하면 단순 약 복용보다 치료 효과다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산업 측면에서도 신규 일자리 창출효과가 뛰어나다는 분석이다. 갑론을박만 무성하던 원격의료의 실질적인 효과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스마트케어서비스 시범 사업` 결과에 따르면 당뇨·고혈압·대사증후군 등 만성질환자들에게 영상상담·전화상담·헬스리포트 등 스마트케어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치료효과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 복용과 함께 기기를 통한 자가 건강측정, 건강정보 제공 등으로 생활습관 개선을 유도해 효과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스마트케어 서비스는 지난 2010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약 40개월간 355억원이 투입된 원격의료 시범 사업이다. 당뇨·고혈압·대사증후군 재진 환자 3447명에게 의료기관과 스마트케어센터를 연계한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SK텔레콤 컨소시엄(삼성전자·인성정보·인포피아·삼성생명)과 LG전자 컨소시엄(LG유플러스·오성전자·바이오스페이스·대진기술정보·넷블루)이 사업을 수행했다.
시범 사업은 만성질환자 그룹을 원격의료 서비스를 받는 `시험군`과 서비스를 받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눠 진행됐다. 사업 결과 시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치료효과 개선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46~58세 당뇨병 환자 484명을 대상으로 치러진 임상시험에서는 12개월 기준으로 시험군의 당화혈색소(HbA1C) 감소율이 0.34%로 대조군(0.09%)을 크게 웃돌았다. HbA1C를 1%P만 낮춰도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1% 감소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적지 않은 차이다. HbA1C, 혈압 등 환자에게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는 비율도 12개월 기준으로 시험군(20.0%)이 대조군(15.8%)에 앞섰다.
고혈압 환자 374명 대상 조사에서도 시험군에 속하는 원격모니터링군(67.54%)과 원격진료 및 원격모니터링군(58.88%)의 목표 혈압 달성률이 대조군(53.78%)보다 좋게 나타났다. 산업부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 차이라고 설명했다. 대사증후군 환자들도 시험군이 체중변화, 체질량지수 등에서 효과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제기됐다. 원격의료 허용 시 전국에 737~884개 스마트케어 센터가 설치되고 7370~8840개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산업부는 이들 결과를 바탕으로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면 단순 약 복용보다 치료효과가 더 높으며 향후 만성질환 관리 방안으로 활용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