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최고경영자(CEO)가 다시 한 번 만난다.
법원 권고에 따라 새로운 특허 재판을 시작하기에 앞서 협상으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자리다. 양사 최고 의사 결정권자의 만남이 성사되면 극적인 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종균-팀 쿡, 특허분쟁 합의 위해 만난다…미국 법원 권고](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11/13/497939_20131113165221_134_0001.jpg)
1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관련 특허 침해 손해배상액 재산정 재판이 시작됐다.
재판을 담당한 루시 고 판사는 재판 배심원 선정에 앞서 삼성전자와 애플 양측 변호인에게 양사 CEO가 만나 한 번 더 협상할 것을 권고했다.
고 판사는 “내년 3월 시작하는 새로운 특허 침해 재판에 앞서 양사 CEO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만나 합의를 시도하라”고 말했다.
고 판사의 제안에 양측이 모두 동의했고 내년 1월 8일까지 협상 제안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법원의 명령이 아니기 때문에 강제성은 없지만 담당 판사의 요청을 거부하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양사 CEO의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이전에도 미국 법원의 권고에 따라 양사 CEO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지난해 5월과 7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당시 삼성전자 CEO)과 팀 쿡 애플 CEO가 만나 장시간에 걸친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는 실패했다. 이어 8월에도 법원이 합의를 위한 마지막 노력의 일환으로 전화협상을 주문하면서 양사 CEO가 전화로 협상을 가졌지만 최종 결렬됐다.
이번에 CEO 간 협상이 성사되면 팀 쿡의 협상 파트너로 지난 3월 정보통신 부문 각자대표(CEO)를 맡은 신종균 사장이 나설 전망이다.
CEO 간 협상에서 특허 분쟁이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다. 양사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인데다 여전히 시각차도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양사가 합의 직전까지 갔던 사실이 알려진 것 등에 비춰보면 극적인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지불해야 할 손해배상액 재산정 재판 절차도 시작됐다. 첫날에는 배심원 후보 중 최종 8명을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배심원이 결정되면 삭감된 삼성전자 배상액 4억1000만달러 중 얼마를 인정할지 양측의 주장과 배심원의 평결이 이어진다. 재판은 매일 열리며 20일 배심원 평결이 나올 예정이다. 법원의 최종 판결은 내년에 내려질 것으로 점쳐진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