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나 구글 안드로이드 같은 세계적인 소프트웨어(SW)는 없지만 대한민국만큼 SW 산업 육성 정책이 많은 나라도 찾기 힘들다. 정부는 매년 SW 연구개발(R&D)이나 진흥에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지만 경쟁력을 갖춘 SW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다. 제대로 꿈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날개를 접는 SW 기업이 부지기수다. 수많은 SW 벤처기업의 R&D 성과와 기술이 문 닫는 기업과 함께 묻히곤 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우수한 SW 기술 자산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SW자산뱅크가 22일 정식 개소한다는 소식이다. 사업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사장되거나 휴면상태에 빠지는 기업의 SW R&D 성과를 활용해 SW 기술 수준을 높이고 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SW 기술자산 활용은 일종의 SW기술 재활용이다.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버려진 SW를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분석하는 한편, 다른 기술과 융합해 새로운 기술로 응용할 수 있다. SW자산뱅크는 SW 기술자산을 공유·활용하는 인프라인 셈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부설 SW공학센터가 맡아 운영한다.
SW 자산을 활용하면 처음부터 새로 개발할 때 보다 시간과 예산을 훨씬 줄일 수 있다. 기존에 개발된 기술을 창의적으로 발전시키고 축적된 자산을 제대로 활용하면 박근혜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도 꿈같은 이야기만은 아니다.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와 있는 SW 자산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SW 개발 경쟁력을 상향평준화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SW자산뱅크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SW자산뱅크 존재를 널리 알려 활용을 촉진해야 한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SW 기술자산을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분위기 만들기도 중요하다.
처음부터 만족할 수는 없다. 시작하자마자 따먹을 과실을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꾸준한 투자와 정부지원이 필요하다. 성급한 마음을 버리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라봐야 한다. SW 기술 자산이 서서히 쌓이고 활용빈도가 높아지면 대한민국 SW 산업 경쟁력이 따라 올라가고 창조경제 실현도 가까워진다.